반도체 ‘수요절벽·가격하락’…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경고등

입력 2016-02-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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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D램 매출액 27억 달러… 7년來 처음으로 전월비 20% 이상 급감

(출처=WSTS·IBK투자증권)
(출처=WSTS·IBK투자증권)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수요 절벽’과 ‘가격 하락’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전자 업체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반도체가 주요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삼성전자와 메모리반도체가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수준의 실적 유지가 어려울 전망이다.

3일 시장조사기관 WSTS(세계반도체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D램 시장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 전월 대비 26% 줄어든 27억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기준 2015년 3월 이후 3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전월 기준 D램 매출이 20% 이상 급감한 것은 2008년 10월 이후 7년여만에 처음이다.

D램 업체들의 출하량 축소 및 재고 비축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이래 최저 수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올해는 PC와 서버, 모바일 등 전 영역에 걸쳐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 제품 6~8%, 서버 제품 5~8% 가격 하락이 점쳐진다. 올 1월 D램 가격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PC용 DDR4 4GB 모듈은 전월 대비 8.8%, DDR3 4GB 모듈은 6.2% 각각 가격이 떨어졌다. PC D램과 함께 서버용 R-DIMM 가격도 같은 기간 5~8% 내렸다.

여기에 최대 공급처이자 스마트폰 수요처인 중국 스마트폰 성장 둔화까지 겹치면서 모바일 D램 가격 하락세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1억1800만대)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역성장하며 전년 동기 기준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스마트폰 수요 성장세는 2013년 82.9%에서 2014년 33.6%로 급격하게 둔화됐고 지난해에는 3.4%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D램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은 작았지만 2월과 3월 이후 가격 약세가 점쳐진다.

이에 따라 메모리반도체가 주수익원으로 자리잡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후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매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대에 머무르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시현했던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5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기술적 우위를 기반으로 한 수익성 제고를 올해 목표로 세웠지만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익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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