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월 28일 松柏後凋(송백후조) 소나무 잣나무는 더디 시든다

입력 2016-01-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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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겨울엔 늘 푸르고 정정하고 늠름한 것들이 찬탄의 대상이 된다. 식물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세한(歲寒)의 한겨울 추위를 잘 이겨야만 식물이든 사람이든 더 탄탄해지고 튼튼해진다.

추운 겨울의 세 벗을 뜻하는 세한삼우(歲寒三友)는 세 가지로 나뉜다. ①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②퇴폐한 세상에서 벗으로 삼을 산수(山水) 송죽(松竹) 금주(琴酒) ③매(梅) 죽(竹) 수선(水仙)

논어 자한(子罕)편에는 “날이 차가워진 연후에 소나무와 잣나무가 나중에 시듦을 안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줄여서 송백후조(松柏後凋)라고 한다. 추사 김정희가 소나무와 잣나무를 그린 세한도(歲寒圖, 국보 180호)의 발문에 이 말을 써놓아 더 유명해졌다.

추사는 평소에 책을 보내준 우선(藕船) 이상적(李尙迪)을 이렇게 칭찬했다.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세한 연후에야 송백이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고 했으니 송백이 사철 시들지 않는 것이라면 세한 이전에도 한결같은 송백이요, 세한 이후에도 한결같은 송백이다. 그런데 성인이 특히 세한 이후를 일컫고 지금 군이 나에 대해 앞이라고 더한 것도 없고 뒤라고 덜한 바도 없으니, 세한 이전의 군은 칭찬할 것 없거니와 세한 이후의 군은 또한 성인에게 칭찬받을 만하지 않겠는가.”

예기(禮記)의 예기(禮器)편 첫머리는 “예의범절이란 대나무 가지가 푸르듯 송백이 굳센 절조를 보여주듯 그렇게 사람에게 필수적인 것이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대나무와 송백이 세상에서 대단한 위치를 차지하는 까닭에 대해서는 “사계절 내내 시들지 않고 늘 푸르기 때문이다”[貫四時而不改柯易葉]라고 설명하고 있다. 윤선도는 오우가(五友歌)에서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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