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조업 1위 중국 홍아이그룹이 SK(주) C&C과 손잡고 ‘똑똑한 중국 공장 만들기’에 본격 착수했다. 이 사업은 중국의 노후화 된 공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 자동화를 넘어 지능화 된 공장을 구현하는 것으로 국내 IT서비스 기업으로는 최초로 스마트 팩토리 수출 사례를 만들 전망이다.
SK(주) C&C는 20일 중국 충칭시 로터스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홍하이 그룹의 IT솔루션 계열사인 ‘맥스너바’와 진행 중인 ‘홍하이 폭스콘 충칭 공장 스마트 팩토리 시범 구축 사업’ 청사진을 최초로 공개했다.
홍하이 그룹 계열사이자 애플 아이폰의 최대 제조업체인 폭스콘의 충칭 공장은 전 세계 1위 프린트·모니터 생산공장이다. 이 곳에서는 2만4000명의 인력들이 2조원에 달하는 연매출을 내고 있다.
SK(주) C&C는 이 곳 라인 한 곳을 우선적으로 선택, 시범 라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끼운다. 오랜 기간 운영된 프린터 생산라인은 안정성이 높은 것은 물론 조립 공정도 많아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통한 혁신 사례로 적합한 대상이다.
◇ ‘제조기반 자동화·IT 지능화’ 접목…‘진정한 스마트’ 구현해= 이번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핵심은 기존 자동화 개념에서 지능화로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것은 물론 다양한 기능이 통합됐다는 점이다. 박종태 SK(주) C&C 스마트 팩토리 사업본부장은 “스마트맥토리 분야는 대개 제조 자동화, 설비 자동화, 스케줄링 등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라며 “이번 사업은 제조기반 자동화와 IT 기술을 접목, 이 모든 분야 데이터를 분석· 예측·통합해 진정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의 구현 요소는 △시뮬레이션 △스마트 제어 △플랫폼 △분석·예측 등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임정우 스마트팩토리 사업 개발 팀장은 “전체를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충분히 검증된 솔루션을 적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플랫폼을 통해 라인 별로 분산된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분석, 예측해 공장 전체를 제어하고, 종합 상황실이 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SK(주) C&C는 이 같은 통합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자사 ICT 기술과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 지맨스의 스케줄링 기술, ERP 셋업을 위한 SAP등 다국적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진정한 지능 공장을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맥스너바는 공장 시스템 연계와 운영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 SK 핵심기술이자 이번 사업 최대 혁신 ‘셀 작업’ = 이번 프로젝트에 적용될 SK(주) C&C의 핵심 기술은 △자동화(셀 작업·자동 포장) △IT SYSTEM(스케줄링·라인콘트롤)이다.
구체적으로는 △시뮬레이션 기반의 프린터 생산 라인 설계 △생산 라인·장비의 사물인터넷(IoT)화 △생산 라인 스마트 제어·로봇기반의 물류 자동화 △빅데이터 기반 생산 공정 분석·진단 △SCM(공급망관리)·ERP시스템 연계다.
특히 자동화 영역 중 셀 작업화는 SK(주) C&C가 홍하이 그룹을 오랫동안 설득시켜 온 것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혁신 작업이다.
셀 작업은 직렬 작업 방식을 병렬로 바꾸는 방식으로 한 사람이 하나의 작업이 아닌 여러 작업을 한 곳에서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작업에 필요한 모든 자재들이 전자동으로 작업자에게 전달돼 생산성, 품질이 개선될 수 있다.
박종태 SK(주) C&C 스마트 팩토리 사업본부장은 “현재 폭스콘 충칭 공장은 45개 라인에 각각 1명씩 배치돼 일렬(직렬구조)로 작업을 하고 있으며 한 사람이 한 작업을 8시간동안 하다보니 대단한 피로감이 쌓이는 것은 물론 한 사람이 문제가 생기면 모든 라인에 영향을 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며 “향후 3명이 하나의 셀을 구성, 총 10개의 셀을 만들 계획이며 이렇게 되면 한 명이 16개의 작업을 한 번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조립 평균 시간 40% 절감·생산력 46% 향상 ‘혁신’ = 스마트팩토리 공장이 구현되면 그야말로 생산성 향상은 물론 품질 혁신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션가오 맥스너바 부사장은 “이번 스마트팩토리 통해 자동화가 이뤄질 경우 인력은 30%가 감소될 정도로 효율성이 높아진다”라며 “320개에 달하는 조립 공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평균 조립 시간은 50.7초에서 32.6초로 떨어져 한 사람이 시간당 생산하는 프린터 수는 기존 1.3대에서 1.9대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SK(주) C&C와 맥스너바는 오는 5월까지 충칭 공장의 프린터 생산 라인 중 한 곳을 스마트 팩토리 모델 라인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시범 사업이 성공하면 향후 충칭 공장 24개 전 생산 라인으로 확대한다.
박종태 본부장은 “SK(주) C&C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은 공장의 지능화를 통해 최고의 생산성을 유지토록 해 준다”며 “중국에 이어 인도·베트남 등 신흥 글로벌 생산 기지로도 스마트 팩토리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국내 제조업계의 스마트 팩토리 시장도 함께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션가오 맥스너바 부사장은 “홍하이 그룹은 충칭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모델을 중국내 10개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화를 위한 참조 모델중 하나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맞춰 중국 제조업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 시장 진출도 추진, 이 과정에서 SK와 함께 참여할 기회가 많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종태 SK(주) C&C 스마트 팩토리 사업본부장, 조우칭 충칭 경제기술위원회 주임, 광지엔 총칭 경제기술위원회 계통부부장, 린끄엉 총칭 경제기술위원회 계통부대표, 로빈슨리 폭스콘 그룹 부사장, 션가오 맥스너바 부사장, 샘 베이커 이하동문 맥스너바, 제이슨 천 맥스너바 영업 부문장(프로첵트 총괄 책임자(PM)) 등이 참석했다.
한편 홍하이그룹은 2014년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주) C&C 지분 4.9%(햡병 후 3.48%)를 인수하며 SK그룹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