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투자의 귀재’워런 버핏처럼 장수하는 최고경영자(CEO)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에퀼라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500대 상장기업 CEO의 평균 재직 연수는 최소 6년이다. 10년 전 길어야 5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재직 연수가 소폭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CNN머니는 대공황과 금융위기 때 상당수의 CEO가 물갈이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근 10년 새 재직 기간이 늘어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5년 10년 이상 재직한 CEO는 94명에 그쳤으나 현재 이 숫자는 141명으로 늘어났다.
CEO의 장수 비결은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 회사 주가가 오를수록 투자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CEO 자리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 증시가 바닥을 치자 미국 500대 기업에서는 CEO 교체 행렬이 이어졌다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제이슨 슐로처 조지타운대학 부교수는 “주식시장 상황과 CEO의 임기의 상관성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슐로처 교수는 회사를 창업한 CEO가 회사 재직 기간이 대체로 길다고 지적했다. 창업자인 만큼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투자하고 회사 번영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하기 때문이다. 레슬리 웩스너가 이러한 유형의 대표격이다. 그는 여성 속옷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 모회사인 L브랜즈를 1963년 창립해 현재까지 경영하고 있다. 그는 52년간 회사를 경영해 미국 최장수 CEO에 이름을 올렸다.
버핏은 1965년 버크셔해서웨이를 인수, 1970년부터 CEO로 활동해 최장수 CEO 2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미국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인 홀푸드 존 맥키 CEO(37년), 스포츠 의류업체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19년), 부동산업체 벤타스의 데브라 카파로 회장(16년) 등이 미국 내 장수 CEO로 손꼽힌다.
한편, 올해 장수 CEO들이 대거 은퇴했다. 의류 브랜드 랄프로렌의 랄프 로렌 회장이 지난 9월 48년간의 경영 활동을 끝내고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티파니앤코의 마이클 코왈스키 CEO가 16년 임기를 마치고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