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기업 총수가 또 낙마했다.
중국 공산당의 사정·검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중앙기율위)는 27일(현지시간) 창샤오빙 차이나텔레콤 회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구금돼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기율위는 창 회장이 ‘조직 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조직 내 조사는 당기율 또는 법률을 심각하게 위반해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받고 있다는 것을 뜻하며 무혐의로 풀려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창 회장은 지난 11년간 차이나유니콤 회장을 지내다 올해 8월 차이나텔레콤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 2위 국유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은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과 함께 중국 3대 이동통신사로 불린다.
창 회장의 낙마는 올 들어 본격화된 시진핑 정부의 국유기업에 대한 반부패운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앙기율위는 올 초부터 국유 석유기업인 시노펙, 국가전력망공사 등 국영기업들을 대상으로 감찰 활동을 벌여왔으며 지난 5월까지 고위층 20여 명을 조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창 회장의 이번 조사 소식이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온 와중에 전해진 점에 주목했다. 지난 11일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위원회(SASAC)는 성명에서 3년 연속 적자를 내는 국유기업을 폐쇄하거나 합치고 분사 또는 구조조정을 시행할 것이라며 국유기업 개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최근 국유기업에 이어 민간기업에도 반부패 개혁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중국 최대 민간투자그룹인 푸싱그룹의 궈광창 회장이 최근 부정부패 연루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