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에 남미와 영국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등 남미 국가 곳곳에서 엘니뇨로 인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사망하고 16만 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다고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기상학자들은 남미 지역의 이번 홍수는 예년보다 심한 엘니뇨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으로 폭우와 가뭄 등의 기상이변을 가져온다. 유엔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엘니뇨 현상이 15년 만에 가장 심해 1950년 이후 최악의 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라과이에서는 홍수로 쓰러진 나무에 4명이 숨지고 13만 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수주 간 비가 내리면서 파라과이 강이 범람해 수도 아순시온 일부 지역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또 파라나 강이 위험 수위를 넘겨 저지대 난민촌을 위협해 지역민들은 고지대로 피신해 천막생활을 하고 있다. 오라시오 카르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350만 달러(약 40억9675만원) 이상의 재난기금을 집행했다. 카르테스 대통령은 성탄절 메시지에서 “매년 홍수 피해를 보는 국민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라과이 재난 당국은 고립된 주민의 구조와 소개 작업을 펼치고 있다.
아르헨티나 북동부 지역에서도 2명이 사망하고 우루과이 강 범람으로 2만 명이 피신했다. 정부는 북부 일부 지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26일 현재 우루과이에서는 9000명이 대피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홍수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자 헬기로 순시했고, 정부는 피해지역 복구 등에 170만 달러의 재난기금을 지출했다.
유럽 영국에서도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물이 범람해 수백 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영국 북서부 랭커셔와 북동부 요크셔가 집중호우로 피해가 컸다. 이들 지역에는 31건의 홍수경보와 300여 건의 홍수 관련 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두 지역에 주말 동안 120mm가 넘는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고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