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인수ㆍ합병(M&A) 규모가 2007년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정보업체 톰슨로이터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올 들어 발표된 M&A 금액은 4조6000억 달러(약 5400억원)로, 8년 전의 4조30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취약한 경제환경과 저금리 기조,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 속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M&A가 성황이었던 것도 올해의 특징 중 하나다. 화이자와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 세계 양대 맥주업체 AB인베브와 사브밀러, 석유 메이저 로열더치셸과 영국 천연가스업체 BG그룹의 합병 등 빅딜이 끊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M&A 호황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남아있으나 우려할 만한 점도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 테러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됐고 최근 미국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시장 혼란으로 금융위기 재발 리스크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기업의 자신감을 약화시켜 M&A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리처드 셰퍼드 도이체방크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M&A 공동 대표는 “확실히 1년 전보다 시장이 더욱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피터 와인버그 펠라와인버그파트너스 설립자는 “하이일드채권 시장의 혼란은 확실히 M&A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특히 대규모 차입매수가 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환경이 M&A를 촉진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됐다. 크리스 벤트레스카 JP모건체이스 M&A 공동 글로벌 대표는 “기업들의 방어적인 M&A가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원자재 관련 분야에서 더 많은 딜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