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은 2011년 12월 유료 이모티콘 6개 세트를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현재 2000여개를 판매 중이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의 에디션만 해도 무려 17개 세트가 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메신저 이용자들이 이모티콘 상점을 통해 소비자로 변신할 기회가 그만큼 잦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모바일메신저 라인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올바른 전략 덕분에 양사의 캐릭터 사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7일 각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 카카오 커머스 부문 매출은 4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커머스 부문은 카카오프렌즈 사업 성과를 포함한다. 특히 이번 실적은 아직 4분기가 남은 상황에서 지난해 전체 매출 366억원보다 79억원 많은 규모다.
네이버의 경우 라인프렌즈 등 캐릭터 사업 성과가 포함된 네이버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6572억원으로 전년 동기(4909억원)과 비교해 34%가량 늘었다. 또 지난 2012년 620억원, 이듬해 4267억원, 지난해 6869억원 등 지속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사업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양사는 포털 사업자로 캐릭터 시장에 진출했다. 이 때문에 기존 만화ㆍ완구 등의 캐릭터 사업자들이 어린이라는 한정된 소비자를 가졌던 것과 달리 성인층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쉬웠다. 캐릭터는 다른 콘텐츠와 달리 언어적 진입 장벽이 거의 없다. 여기에 지리적 영역의 한계가 거의 없는 메신저 서비스가 만나면서 글로벌 시장 진입이 더욱 쉬웠다. 실제 라인 캐릭터는 국내보다는 일본ㆍ대만ㆍ홍콩 등 해외 이용자가 더 많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캐릭터 시장은 지난해 1605억 달러(약 186조195억원) 규모이며, 2018년까지 연평균 3.0%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캐릭터 시장은 지난 2014년 8조7000억원이며, 올해 9조5000억원으로 전망됐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5%에도 못 미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해외 진출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카카오톡은 해외 시장 공략의 초창기로 이용자가 올 상반기 기준 1000만명에 머문다. 라인은 지난달까지 글로벌 이용자 수 월간 2억1200만명이지만, 중국 웨이신이 4억명인 것과 비교하면 마케팅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캐릭터 주요 수요 국가들과 함께 중국 등 신흥시장에 매장을 대거 설립해 소비자층을 확대해야 한다”며 “또한, 개별 국가별로 차별화한 디자인, 고품질 제품 제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미국ㆍ중국ㆍ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곧 장기적인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