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과 그 다음 날인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연휴가 끝난 첫 월요일)로 이어지는 연중 최대의 쇼핑 대목을 맞았다. 그러나 미국 소매업체들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불안에 떨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일부 업체는 연휴 기간에 오히려 문을 닫기로 결정하고 종업원들도 휴가를 즐겨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어 블랙프라이데이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아웃도어용품 전문점인 REI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종업원들에게 유급휴가를 주고 여행을 떠나라고 독려했다. 이 결정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많은 미디어가 쇼핑 대목을 포기한 REI의 행보를 보도해 아웃도어 전문점으로서 REI 이미지도 부각됐다.
그러나 REI 조치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우려도 고조시켰다고 FT는 지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끊임없는 판매 경쟁에 소비자들이 식상함과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 소매 매출은 연평균 500억 달러(약 57조2000억원)에 달하지만 최근 2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LPL리서치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매출이 지난 2012년 600억 달러에 육박해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는 510억 달러에 그쳤다고 전했다.
업계를 힘들게 하는 건 소비심리의 변화만이 아니다. 백화점 체인 JC페니는 매장문을 닫고 종업원을 쉬게 해야 한다는 청원서에 약 5만명이 서명하는 등 직원 처우 개선 압박을 받고 있으며 월마트와 타깃 등 다른 소매업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노드스트롬과 코스트코, 스테이플스 등은 추수감사절 하루는 쉬기로 했다.
LPL리서치의 존 커널리 수석 투자전략가는 “확실히 소비자들에게 과거보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중요성이 떨어졌다”며 “최근 2년간 일어났던 실망스런 블랙프라이데이 실적은 이제 일상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연휴 기간에 더는 매장을 직접 방문해 제품을 사기보다는 스파와 야구를 즐기는 등 활동적인 경험에 돈을 쓰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