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3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했다. 지난주 강세에 과열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숨고르기 장세를 연출했다. 이슬람국가(IS)의 계속되는 테러 위협에 투자심리가 약화한 것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00포인트(0.17%) 하락한 1만7792.81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57포인트(0.12%) 내린 2086.60을, 나스닥지수는 2.44포인트(0.05%) 떨어진 5102.48을 각각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에 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여 장 초반 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다른 산유국, 석유 수출국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음달 4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감산 발표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이란이 석유 수출시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러 강세에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이날 오히려 전 거래일 대비 0.36% 떨어진 배럴당 41.75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에너지주 상승폭이 급격히 줄었다.
S&P500지수가 지난주 3.3% 올라 지난해 12월 이후 거의 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것도 과열 경계심리를 키워 뉴욕증시는 상승 분위기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프랑스 파리 외곽의 한 쓰레기통에서 폭탄 벨트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소식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벨기에는 프랑스 파리 테러 용의자 소식에 이례적인 검문검색과 국경통제 강화 조치를 실시해 기업활동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맷 말리 밀러타박앤컴퍼니 주식 투자전략가는 “평소보다 추수감사절 추간에는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일 이유가 많다”며 “석유시장에서 유가 상승을 도울 긍정적인 반응이 부족하고 벨기에 브뤼셀 상황도 다소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지난주 3% 랠리 이후 내가 더 주식을 사야하나’라고 반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다소 미지근했다.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는 전월 대비 3.4% 감소한 536만채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인 540만채도 밑도는 것이다.
영국 마르키트이코노믹스가 집계한 11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2.6으로, 전월 확정치 54.1에서 하락하고 전문가 예상치 54.0도 밑돌았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2%로 점쳤다.
화이자와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은 1550억 달러(약 175조원)에 합병한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연매출 635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제약업체가 탄생하게 됐다. 합병비용에 양사가 자금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화이자 주가가 2.64%, 앨러간이 3.44% 각각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