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정부가 구체적인 테러 정보를 입수, 수도 브뤼셀 지역에 최고 등급의 테러 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파리 테러에 가담한 용의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얀 얌본 벨기에 내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파리 테러 주범 중 하나인 살라 압데슬람(26) 뿐 아니라 다른 용의자 ‘수 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얌본 장관은 이날 벨기에 언론 회견에서 “복수의 용의자를 잡기 위해 수사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우리는 시시각각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실제적인 위협이 있지만 우리는 이를 통제하려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일간지 르 수아르는 수사 당국이 적어도 2명의 용의자를 쫓고 있으며 이들 중 한 명은 파리 테러에 사용된 것과 같은 폭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파리 테러에서 사망한 범인들은 모두 자폭용 폭탄을 두르고 있었다며 도주한 용의자도 이와 같은 폭탄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3일 발생한 파리 테러에 벨기에 출신자들이 상당수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벨기에 경찰은 이번 테러 용의자와 관련자 검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벨기에 출신으로 프랑스 국적을 가진 압데슬람은 파리 테러 직후 벨기에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날 벨기에 내무부 위기 대응 비상센터는 브뤼셀 지역에 내려진 최고 등급 테러 경보를 유지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브뤼셀 지역에는 4단계 경보가 유지되고 브뤼셀 이외의 벨기에 전 지역도 기존의 3단계 테러 경보가 지속된다. 비상센터는 전날 ‘중대하고 즉각적인’ 테러 위협으로 브뤼셀의 모든 지하철 역사를 폐쇄하고 다중 이용 시설의 문을 닫는 등 경계 조치를 강화했다.
한편, 130명의 희생자를 낸 파리 테러의 배후로 새로운 인물이 지목됐다. 현재까지 IS의 최고지도자 아부바크르 알바그다디(44)의 지령으로 지난 18일에 사망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파리 테러 핵심 배후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인이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프랑스 보안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프리카 동부 프랑스령 레위니옹 섬 출신의 파비앵 클랑(37)이 핵심 배후라고 전했다. 클랑은 IS가 파리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성명의 프랑스어 녹음을 맡은 인물이다. 1990년대 이슬람으로 개종한 클랑은 2000년대 초반 극단주의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