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이슬람 무장단체가 벌인 호텔 인질극으로 인질 19명과 테러범 2명 등 총 21명이 사망했다.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인질극 종료를 공식 발표하며 이같이 전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오전 7시경 시작된 인질극이 저녁 9시쯤 끝났다고 확인했다.
케이타 대통령은 이날 밤부터 10일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흘 동안 국가 애도기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알카에다 연계 세력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무장단체는 이날 오전 바마코 소재 5성급 호텔인 래디슨블루에 난입해 직원과 투숙객 등 170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이후 말리군의 진압작전으로 14시간여 만에 126명의 인질이 구조됐다. 인질극을 벌인 무장대원 2명은 모두 사살됐다. BBC는 사망자는 대부분 투숙객 등 인질이나 말리 경찰이 1명이 희생됐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유엔은 인질극 사망자를 27명으로,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18명으로 밝히는 등 사망자 수 집계에 혼선이 있었으나 케이타 대통령의 발표로 사망자는 총 21명으로 확인됐다. 사망자에는 독일인 4명, 중국인 3명, 벨기에인과 미국인 각각 1명이 포함됐다.
중국신문망은 주말리 중국대사관을 인용해 인질극 사망자 가운데 중국 국적자 3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주말리 중국대사관은 중국인 7명과 프랑스 국적 화교 1명이 인질로 억류됐으며 이중 중국인 4명과 프랑스 국적 화교 1명이 구출됐다고 밝혔다.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프랑스인 사망자는 없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호텔 내 인도, 터키, 알제리인 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들의 생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TF1 방송에 출연해 국제테러단체‘알 무라비툰’의 지도자인 벨모크타르를 이번 테러 공격의 배후로 의심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는 ‘안 무라비툰’이 이날 공격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