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즈니스 적자, 롯데쇼핑 시장가치 ‘마이너스’…약점 잡힌 신동빈

입력 2015-10-19 10:39 수정 2015-10-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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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중국사업, 뭐가 문제길래…] ①형제 분쟁, 롯데쇼핑 '화약고'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내홍은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부실 규모’가 향방을 가름할 전망이다. 롯데가(家)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일 양국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가장 큰 핵심은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과 복사 권한’을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이라고 밝혔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롯데쇼핑 중국 비즈니스를 파헤쳐 이번 사태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를 우군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공개적인 장남 지지발언과 함께 신 회장의 경영실패를 규명하는 토끼몰이식 압박을 가하고 있다.

◇롯데그룹 ‘화약고’, 중국사업 부실 = 신 회장이 최근 수년간 쓴 맛을 봤던 롯데쇼핑 중국 사업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는 28일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앞두고 있어서다.

사안의 핵심은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폐쇄적 경영구조를 간섭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신 회장이 무리하게 중국 시장에 진출해 상당 규모의 적자를 냈고, 이로 인해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등 한국 계열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결국 신 회장의 중국 비즈니스 경영 실적 부진이 이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중국ㆍ베트남 사업의 투자금은 국내 계열사에서 모아진 자금으로 추진됐다”며 “이 자금들은 홍콩에 세운 특수목적회사(SPC)릍 통해 전달됐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04년 10월 그룹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할 경영정책본부 부회장으로 오른 이후,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인도네시아(VRICI) 중심의 신규 투자에 집중했다. 지난 수년간 이들 지역에 신규 점포 개설, 영업망 확대, 글로벌 협력 강화 등에 집중했다. 식품·유통·건설·서비스 역량을 한 데 모아 여러 계열사가 함께 해외에 진출할 기반을 만들겠단 심산이었다.

그러나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부문 부실 규모가 신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쇼핑의 백화점·대형마트 해외 법인은 지난 2011년 5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손실액이 2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유통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의 중국 실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2011~2014년까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등 4곳의 중국 사업 누적 적자 규모는 최소 1조1513억원 수준이다. 적자의 상당 부분은 중국과 홍콩 법인에서 발생했다.

◇신동빈, 주력 계열사 롯데쇼핑 ‘경영능력 낙제점’ = 롯데쇼핑의 경우 영업활동에 기여하는 투하자산을 지난 2010년 10조8002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14조1283억원까지 매년 1조원 가량 투입했지만 수익률은 매년 악화되고 있다. 조달한 자본으로 투하하고 있는 자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시말해 신 회장이 자산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경영전략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 회장이 한해의 시작 시점에 주어진 자본으로 최종 시점까지 회사의 시장가치를 얼마나 늘렸는가를 보여주는 값, 즉 회사 규모에 관계없이 CEO의 경영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인 ‘주당장부가가치’는 최근 5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2010년 19만7694만원에서 2011년 6만8359원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4만3371원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롯데쇼핑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영했는지를 나타내는 경영지표중 하나인 ‘시장부가가치증가율’도 지난 2010년 234.39%에서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실제 시장에선 롯데쇼핑의 가치가 적자상태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투자된 자본을 빼고 실제로 얼마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주는 경영지표인 ‘경제적부가가치(EVA)’도 2010년 1.5%에서 지난해 -65.36%로 추락했다.

문제는 롯데쇼핑의 부실규모가 확대되면서 호텔롯데 기업공개(IPO)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IPO전,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의 지분을 담보로 호텔롯데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는 호텔롯데의 IPO자금으로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최근 5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탓에 순차입금 규모가 2007년 1조4260억원(부채비율 78%)에서 2015년 3조2300억원 수준(부채비율 128%)으로 급증했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액 7조4513억원, 영업이익 2022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5.3% 하락했다.

시장 관계자는 “앞서 호텔롯데가 KT렌탈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계열사에 자금지원 요청했을 때, 롯데쇼핑이 이를 거절한 것은 그만큼 재무적인 여건이 어렵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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