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서 게임해제] 노가다, 그 이상의 의미를 찾아라 '사장이 될 거야'

입력 2015-10-26 17:26 수정 2015-11-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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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될거야'를 처음 시작하면 마주하게 되는 직업 선택 화면. 처음에는 알바생만 선택할 수 있다. (출처='사장이 될 거야' 게임 화면)
▲'사장이 될거야'를 처음 시작하면 마주하게 되는 직업 선택 화면. 처음에는 알바생만 선택할 수 있다. (출처='사장이 될 거야' 게임 화면)

▲돈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화면 좌우를 클릭해 효율적으로 알바생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알바생은 쉴새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다발을 담는다.
▲돈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화면 좌우를 클릭해 효율적으로 알바생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알바생은 쉴새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다발을 담는다.

“벌써 몇 달째야.”

2015년 1월 1일(게임시간) 처음 생성된 ‘사장이 될 거야’의 아바타 A는 7개월째 아르바이트생(알바생)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다발을 줍는 일만 계속해왔죠. 밤낮없이 24시간을 쉼 없이 일했습니다. 오늘 일당은 약 6만원. 어제보다 좀 낫군요. 1000원짜리 돈다발보다 3000원짜리 돈다발 위주로 담은 덕분입니다.

A가 알바생에 머무는 이유는 학위가 없어섭니다. 계약직에 합격하기 위해선 전문대를 나와야 한답니다. 게임 개발자가 만든 규칙 때문이죠. 학비는 학기당 300만원, 전문대 4학기를 마쳐야하니 모두 1200만원을 벌어야 합니다. A가 꼬박 7개월을 넘게 일해 번 돈은 약 600만원, 이 돈으로 전문대 졸업까지 어림도 없습니다.

▲'투자'를 함부로 했다간, 모아놓은 돈을 다 날릴 수도 있다.
▲'투자'를 함부로 했다간, 모아놓은 돈을 다 날릴 수도 있다.

“실패해도 하소연할 곳은 없고….”

노가다 외에 A가 기댈 수 있는 방법이라곤 ‘투자’ 뿐 입니다. 단, 투자는 확률 게임입니다. 원금 보전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알바생인 A의 투자 등급은 최저로 전체 재산의 5%만 걸 수 있습니다. 하루빨리 계약직이 되고 싶은 A는 유혹을 이기지 못합니다. 결과는 ‘꽝’.

이틀간 번 돈을 한 번에 날리고 말았습니다. 48시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버린 것이죠. 하소연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습니다. A의 투자 실패를 달래주는 것은 귓가를 감도는 우아한 피아노 BGM 밖에 없습니다. 개발자가 말한 대로 노가다만이 유일한 살길인가 봅니다.

A는 25개월을 알바한 끝에 드디어 전문대 학위를 따고 계약직에 합격했습니다. 목표에 한걸음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건 A의 복장과 조금 늘어난 돈다발의 양뿐입니다. 학위는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렇다 한들 여기서 멈출 순 없습니다. ‘언젠간 사장이 될 거야’란 A의 목표를 위해 정규직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또다시 일터에 나갑니다.

▲전문대 4학기를 다닌 끝에 드디어 계약직을 달성했다. 아직도 사장이 되려면 멀었다.
▲전문대 4학기를 다닌 끝에 드디어 계약직을 달성했다. 아직도 사장이 되려면 멀었다.

“도대체 학위는 왜 필요한 거지.”

정규직의 길은 더 험난합니다. 이번엔 4년제 대학교를 나오랍니다. 학년 당 8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 총 3200만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게임 개발자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하루에 7만~8만원 남짓한 일당을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2021년 3월 13일, 꼬박 6년하고도 103일을 더 일한 끝에 4년제 대학교를 등록금을 내고 결국, 정규직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5000만원이 드는 미국 유학까지 다녀오면 사장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5000만원이 드는 미국 유학까지 다녀오면 사장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인 사장이 목전에 왔습니다. 난관이 예상되는 찰나, 이번엔 해외 유학을 다녀오랍니다. 필리핀, 캐나다, 호주, 영국, 미국 등 전체 유학 비용은 무려 1억2500만원.

어떤 업무를 하길래 외국물까지 먹어야 할까요? 준비금이 큰 만큼 A의 기대감은 커집니다. 목표를 이루면 뭔가 달라질 거란 생각에 똑같은 낮과 밤을 4년을 보냅니다. 눈물겨운 노가다 끝에 결국,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딱히 변한 건 없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다발, 그걸 줍는 건 자신은 그대롭니다. 대학교 졸업장, 5개국 해외 유학 증서가 왜 필요했는지 의아합니다.

▲게임 목표인 사장이 됐지만, 알바와 차이점은 딱히 찾아 볼 수 없다. 넥타이를 한 아바타가 3명으로 늘었을 뿐,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다발을 줍는 단순 업무는 계속된다.
▲게임 목표인 사장이 됐지만, 알바와 차이점은 딱히 찾아 볼 수 없다. 넥타이를 한 아바타가 3명으로 늘었을 뿐,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다발을 줍는 단순 업무는 계속된다.

# ‘사장이 될 거야’ 속 게이머는 아바타로 변신해 알바생에서 사장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최근엔 회장모드까지 업데이트 됐습니다). 게임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사장이 될거야’는 간단한 조작, 단순한 인터페이스 덕분에 부담없이 즐기기에 좋습니다. 검지 하나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니, 킬링타임용으로도 제격입니다. 참고로 이 게임은 안드로이드에서만 지원됩니다.

무난한 이 게임이 특별히 재밌게 느껴지는 이유는 플레이 후에 진한 여운이 남기 때문입니다. 아바타 A는 생성과 동시에 주어진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달립니다. ‘사장이 꼭 되고 말겠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졸업장, 스펙에 온 힘을 쏟습니다. 정작 목표하던 사장이 됐지만, 단순 반복 업무에 얽매인 자신의 모습은 여전하죠. 결국 그 끝에 남는 건 목표에 매몰돼 버린 자신입니다. 쓸데없는 스펙에 목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죠.

두 시간 남짓한 플레이 시간 동안 아바타와 교감을 느껴지는 건 왜 일까요. 아마도 아등바등한 아바타의 모습에 우리의 모습이 겹쳐졌기 때문일 겁니다. 여러분도 왠지 모르게 A와 닮은 자신을 발견하지 않나요?


게임명 : 사장이 될거야
장르 : 시뮬레이션
OS : 안드로이드
과금 : 무료
개발 : 2415GAMES

‘사장이 될 거야’ 구글 마켓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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