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언제] 예고된 악재… ‘공포’에서 벗어나라

입력 2015-10-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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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물가 전망에 부분적인 위험요인 있어”FOMC 9월 의사록 공개… 연내 금리인상론 약화주가에 선반영… 인상돼도 자금이탈 단기 그칠 것선진국 낙수효과수출증가로 국내기업 장기적 호재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안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의사록이 발표되면서 비둘기파(통화완화론자)적인 분위기가 짙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연내 금리 인상 역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여전히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어 금리 인상 기대와 후퇴는 상존하고 있다.

◇美 연내 금리 인상 공방…시기는?= FOMC 9월 의사록이 공개되며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감이 점점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FOMC 9월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위원들은 해외 경제성장률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 낮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크게 약화시켰다.

연준위원들은 “경제활동과 물가 전망에 대한 부분적인 위험요인 때문에 금리를 올리기 전에 경기와 물가 전망을 뒷받침할 추가 정보를 기다리는 것에 신중할 것”이라며 “유가 하락과 달러화 가치 상승이 단기적으로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줄 것”이라고 논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미국의 9월 고용 증가가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내년 3월경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가장 우세했다. 시장은 올해 10월 가능성을 8%로 반영했고 12월은 37.4%, 내년 1월은 44.9%, 3월은 59.3%로 평가했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월이나 12월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최근 지표들은 내 논점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해 더 강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몇 주 전보다 (경제) 하방 리스크를 더 느끼고 있어 소비 등의 지표들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해 금리 인상 시점이 연내로 한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 힘을 실었다.

특히 중국과 신흥국의 경제 위기가 해소될 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금리 인상이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의 이유다.

이와 반대로 연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9월 발표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여전히 미국 경제는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견실한 성장을 나타내고 있어 12월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지긴 어렵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태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이후 재차 마이너스(-)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나 소비 개선이 지속할 것으로 보여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소멸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특히 대부분의 연준위원들이 여전히 연내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도 연내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9월 회의에서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연준위원들 17명 중 13명이 올해 금리 인상을 예상했으며 9월 의사록에서도 대부분 연준위원들은 지난 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조건이 “충족됐거나 연말까지 충족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김종수 토러스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등이 금리 인상을 반대하고 있지만 통화정책은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10월은 아니더라도 12월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절반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확인되는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12월 인상과 동결 확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시장도 연내 금리 인상 전망 엇갈려= 금융시장에서도 연내 금리 인상에 대해 엇갈린 예상을 내놓고 있다. FOMC 9월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2일 연속 반등했다. 달러화는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되면서 약세를 나타냈고 상품가격은 유가를 중심으로 올랐다. 반면, 채권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기대 약화는 강세 요인이지만 미국 국채금리는 2%를 하회한 지난 2일(1.99%) 이후 하루 만에 반등했고 FOMC 9월 의사록 공개 이후에도 2.10%대로 상승했다. 이는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기관의 전망 역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도이체방크와 BNP파리바 등이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로 금리인상 시기 전망을 수정했으며, 바클레이즈와 토론토-도미니온(TD)은행 또한 내년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오는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하던 골드만삭스 역시 생산 둔화와 고용 때문에 연준이 ‘제로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며 내년이나 그 이후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PNC파이낸셜과 미쓰비시 UFG, 크레디트스위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재닛 몽고메리 스콧 등은 고용지표 때문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음에도 12월 전망을 고수했다.

◇금리 인상이 미치는 영향은?= 연내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채권시장의 강세와 함께 단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유가 등 상품가격의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여건이 악화할 여지가 크다. 그러나 이는 미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 또는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줄어들면서 결국 달러화 강세와 함께 신흥국 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연내 금리가 인상된다면 최근의 금융시장 반등은 계속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등 신흥국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의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와 함께 상품가격의 약세 및 신흥국 리스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말미암은 신흥국 자금 엑소더스 우려는 단기적인 충격에 그치고 중장기적으로 선진국의 낙수 효과와 제조업 기반의 신흥국 수출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신흥국 수출 증가, 세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 상승, 달러화 강세 제한에 따른 상품가격 강세로 전환이라는 선순환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지난 8월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상당히 완만할 것으로 예상해 신흥국에서의 우려처럼 전면적인 신흥국 자금 이탈 부분은 단기적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단기적으로 신흥국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 회복이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에 연내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든, 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미뤄지든 간에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 경제에도 우려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른 신흥국만큼 펀더멘탈이 약하지 않아 자금 이탈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중장기적인 호흡으로 보면 미국의 경제가 좋아지고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으로 수출 중심의 국내 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 시)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수출 기업들의 이익 개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유가, 원자재가격의 하락 통해 경상수지의 흑자 기조나 물가 안정 기조의 지속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경제에는 금리 인상 여부와 함께 중국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의미 있는 회복세 없이는 금리 인상 여부에 따른 파급 효과가 제대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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