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국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한 언론사 기자와 홀트 시설을 방문한 날, 3~5세 되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에 갔었다. 장애 등을 이유로 입양이 되지 못한 아이들이 모여 지내는 공간이었다.
건장한 체격인 기자와 나에게 달려든 아이들은 우리를 ‘아빠’라 부르며, 안아달라고 두 팔을 뻗어 댔다. 마침 우리 둘 다 4살배기 아이가 있었던지라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안아줬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더욱 칭얼거리며 서로 우리 품에 안기려고 ‘경쟁(?)’을 하는 듯했다. 일을 마치고 시설을 떠날 때 우리를 아쉬워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아이들의 눈망울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곧 있으면 추석이다. 해마다 명절이면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고향을 잃은 실향민 등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자는 목소리가 들리곤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홀트 시설에서 만났던 아이들처럼 가족의 품이 그리운 아이들도 아주 많다. 이 아이들은 추석이라는 명절이 가족과 함께하는 기간이라는 것을 알 리가 없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는 알고 있다. 가족의 품이 얼마나 따뜻한지를….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님과 가족·친구들과 나누는 소주 한 잔, 꿀 맛 같은 늦잠 등 연휴 동안 하고 싶은 일들도 참 많겠지만, 올해는 외롭게 지내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온가족이 모인다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홀트 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만난, 나를 아빠라고 부르던 아이들에게도 올 추석이 풍성해지기를 소망해본다. 그 아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조 원장의 참 인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