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앞으로 그 누구도 절대 안 입을 것 2. 잘 세탁하면 두어 번은 입어질 것 3. 난 안 입겠으나 누군가에겐 어울릴 것으로 생각되는 것, 이렇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한다.
그후 1번은 헌 옷 수집함에, 2번은 세탁기나 세탁소로, 3번은 깔끔한 종이봉투에 넣어 두곤 한다.
하지만 그러고도 여전히 아까워서 혹은 귀찮아서 버리지 못한 것들이 옷장과 수납장에 그득 들어 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짐을 끌어안고 살아갈까,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것들에 미련을 둔 채로 지낼까?
유독 ‘버리기’를 잘 못 하는 지인들이 있다.
버리기가 어려운 사람들의 특징은 본인 소유의 물건뿐 아니라 일상적인 약속, 관계, 업무에 있어서도 정리나 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상당히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다.) 휴가 중에 메일을 들여다 본다거나, 하루에 2~3개의 약속 또는 스케줄을 만들어 두는 등.
얼마 전까지 필자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주말에도 일을 하고, 휴가지에서 업무 전화를 받아야 했고, 회식과 연인과의 만남이 겹치는 가운데서 우물쭈물하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그 어느 것에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비난하곤 했다.
아마도 그래서 나는 생각이 날 때마다 ‘버리기’를 하고, 아무 일도, 약속도 없는 날을 한 달에 하루 이틀쯤 만들어 두게 된 건 아닐까 한다.
비워야 비로소 채워진다는 말처럼, 가끔은 덜 중요한 것들은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나를 채워 올 것들을 위해 얼마간 그 자리를 비워 두는 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