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M은 최근 프로젝트명 ‘9BUX’인 차세대 트랙스의 개발을 이날부로 한국지엠에 이관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은 이날부터 차세대 트랙스의 개발을 공식 수행한다.
GM의 이번 결정은 한국지엠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개발기지로 확고히 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지엠은 자체 개발한 1세대 트랙스를 2013년 선보였다. 이 차량의 플랫폼은 뷰익, 오펠 등 GM의 자회사가 공유했다. 여기에 2세대 트랙스 개발도 한국지엠이 맡으면서 소형 SUV의 개발 성과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지엠으로서는 R&D 가뭄을 해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더 넥스트 스파크’의 개발을 끝으로 담당하고 있는 신차 프로젝트가 없던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GM 내에서 한국지엠의 위상이 생산기지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업계에서 제기해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지엠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체 개발한 신차가 1~2년에 한 번 이상 출시되야 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트랙스는 2~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친다. 이 차량의 출시 시기는 2018~2019년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GM 경영진도 한국지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댄 암만 사장, 제임스 델루카 생산총괄 부사장은 8월 중순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과 노조와의 회동에서 ‘임팔라’의 국내 생산 등 미래발전방안과 관련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후 호샤 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트랙스 디젤 시승행사에서 “현재와 같은 판매 추세라면 임팔라의 국내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임팔라를 GM의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리믹 공장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임팔라는 ‘알페온’ 단종으로 물량 감소를 겪고 있는 부평2공장에서의 생산이 추진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임팔라가 국내에서 생산되면 GM에게 한국시장이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