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오는 24일부터 부평2공장에서 신형 말리부를 생산하기 위한 라인 공용화 공사를 진행한다.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사에서는 부품의 하역과 운반을 담당하는 설비를 신형 말리부에 맞게 조정한다.
부평2공장의 신형 말리부 생산시기는 내년 2분기다. 한국지엠은 아직 구체적인 국내 출시 일정을 세우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이 차량이 이르면 내년 4월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말리부가 국내에 출시되면 한국지엠은 최근 내놓은 대형세단 ‘임팔라’과 함께 세단 부문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현재 임팔라의 판매 목표를 연간 2만대로 잡고 있다. 신형 말리부는 임팔라보다 한 단계 차급이 낮은 중형차인 것을 고려하면 연간 판매량이 2만대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한국지엠이 임팔라와 말리부 두 차종에서만 연간 5만대 이상 판매하면 그동안 겪어온 내수시장 부진을 일거에 해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말리부 1만9157대, ‘알페온’ 5013대 등 중대형세단 부문에서 2만4170대를 국내시장에 판매했다.
부평2공장은 신형 말리부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와 올해 초 생산물량 감소를 이유로 부평1공장과 2공장의 통합을 검토했다. 그러나 최근 체결된 한국지엠 노사의 임금교섭에서 신형 말리부의 부평2공장 생산을 확정하면서 공장 통합 우려를 불식시켰다.
다만 부평2공장에서 생산된 알페온이 임팔라의 수입으로 단종되면서 당분간 생산물량 감소는 피할 수 없다. 한국지엠은 임팔라의 국내 판매량이 연간 1만2000대 이상을 유지하면 국내공장 생산을 검토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세단보다는 레저용 차량이 인기가 높지만 기아차 ‘K5’ 등 중형세단 신차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이 부문의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