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마이웨이 가겠다”…버거킹의 휴전 제안 거부

입력 2015-08-2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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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이 제작한 '맥와퍼' 가상 홈페이지
맥도날드의 ‘빅맥’과 버거킹의 ‘와퍼’를 동시에 맛보길 기대했던 햄버거 애호가들의 꿈이 무산됐다. 버거킹이 맥도날드에 두 회사의 주력 상품인 와퍼(버거킹)와 빅맥(맥도날드)을 합친 ‘맥와퍼’를 만들자고 공개 제안했으나 맥도날드가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버거킹은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시카고트리뷴 등 현지 언론사에 ‘버거킹이 맥도날드에’라는 편지 형식의 전면 광고를 싣고 유엔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인 9월 21일 단 하루 임시 점포에서 이른바 ‘평화를 사랑하는 버거’인 ‘맥와퍼’를 만들어 팔자고 제안했다. 맥와퍼는 와퍼와 빅맥의 제조법 6개씩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버거.

버거킹은 본사가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맥도날드의 본사가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각각 위치한 점을 고려해 중간 지점인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임시 점포를 세우고 양사 직원이 모두 출동해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하자는 것이었다.

버거킹은 맥와퍼를 팔아 남긴 수익금을 비영리 기관인 ‘피스 원 데이(Peace One Day)’에 전액 기탁하자고도 했다. 피스 원 데이는 전 세계 131개국의 학교 수천 곳에 학습 기자재를 기증한다.

버거킹은 이 구상이 절대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맥와퍼닷컴(mcwhopper.com)이라는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버거킹의 제안은 대단하며 동기 또한 좋다”면서도 “우리 두 업체가 변화를 이루고자 좀 더 큰 것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모호한 답을 내놨다.

사실 이번 버거킹의 제안은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맥도날드 입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로 비춰졌다. 맥도날드는 실적부진으로 45년 만에 미국 내 매장을 줄이기로 했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웰빙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이 변한 영향이 컸다. 이에 올해 상반기 매출도 작년보다 10% 감소하는 등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전문 방송인 CNN머니는 “맥도날드 측이 막연한 역제안으로 사실상 버거킹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새로운 햄버거 브랜드들이 시장에 출시된 만큼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합작품이 기대만큼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았다. 다만 마켓워치는 “현재 소비자들은 파이브가이즈, 쉑쉑버거 등 새로운 햄버거를 맛보고 있다"면서 “‘맥와퍼’는 따분한 평일에 약간의 활력이 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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