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8월 내수 판매가 22년 만에 현대자동차를 넘어설 것이 유력해졌다.
27일 현대기아차 국내영업본부에 따르면 이달들어 25일까지의 기아차 내수 판매가 현대차를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차는 25일까지 5만대 중반을 국내에서 판매해 5만대 초반을 기록한 현대차의 판매를 웃돌았다.
기아차는 7월 15일 출시한 신형 K5가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을 크게 늘었다. 카니발과 쏘렌토 등 기아차가 강점을 보이는 RV(레저용 차량)도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현대차는 신차 효과가 없었던 데다 쏘나타와 그랜저, 투싼 등 주력 차종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판매를 크게 늘리지 못했다.
기아차의 8월 내수 판매가 현대차를 앞서면 1993년 5월 이후 22년 3개월 만이다. 당시 기아차는 국내에서 4만237대를 판매해 3만9083대를 판매한 현대차를 앞섰다. 기아차가 1998년 현대차에 인수되기 전에는 두 회사 간의 내수 판매가 엎치락뒤치락했다. 그러나 기아차가 외환위기, 인수합병의 과정을 겪은 뒤에는 줄곧 현대차에 뒤져왔다.
회사 측은 기아차의 내수 판매가 현대차를 앞선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차 내부 관계자는 “현대차의 부진과 기아차의 약진이 겹친 결과”라며 “남은 기간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호재를 적극 이용해 8월이 마감될 때는 기아차보다 많이 판매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아차의 내수 판매 1위가 고정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청출어람’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기아차의 약진을 주목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고무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 판매만 이기면 기아차의 내수판매 1위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영석 한남대 교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부 경쟁이 서로에게 자극이 되며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두 회사의 노사가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