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39대 대통령인 지미 카터(90)가 20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카터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자신의 병세를 설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달 초 수술을 받아 간에 있는 암세포를 제거했으나 최근 뇌에서 4개의 새로운 흑색종을 확인했다”며 “암이 다른 장기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모리대 병원에서 치료 중인 카터 전 대통령은 뇌로 전이된 종양 치료를 위해 이날부터 방사선 치료와 함께 지난해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흑색종 치료약 ‘키트루다’ 1회분을 투여받았다.
의료진과 가족들은 면역세포를 활성화 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돕는 신약 키트루다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치료를 담당하는 월터 쿠란 주니어 에모리대 병원 교수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키트루다 투약과 방사선 치료는 최첨단 요법”이라며 “키트루다는 흑색종 치료에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또 20년 전에는 이런 증상에 머리 전체에 방사선을 쏘았을 것이나 이제는 특정 종양에 집중적으로 쏜다. 이런 새 치료법은 환자 대부분이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터 대통령의 손자인 제이슨 카터는 “이번 치료로 할아버지가 낚시를 하고 증손자들의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특유의 미소와 함께 담담하면서도 때로는 농담을 섞어가면서 기자회견에 임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나는 무슨 일이 닥치든 완벽히 편안하다”며 “나는 깊은 종교적 신념을 가졌고 이에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로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구출사건 실패를 꼽으면서 “당시 헬리콥터를 한 대 더 보냈다면 인질 구출에 성공하고 내가 대통령에 재선됐을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