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된 쿠팡. 김범석 대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무려 5조5000억원으로 올려놓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것이 창조경제가 아니면 무엇이 창조경제인가”라고 말할 정도로 쿠팡은 업계 안팎에서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쿠팡은 사실 설립 초기만 해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했다.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이 하나의 상품을 공동구매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떨어트린 ‘소셜커머스’라는 개념이 소비자에게 생소했을 뿐 아니라 옥션, G마켓, 11번가 등의 ‘오픈마켓’이 득세하던 때라 더욱 그랬다.
설립 첫해인 2010년 8월 쿠팡의 월 거래액은 겨우 1억9000만원에 불과했다. 1년 단위로 봐도 60억원에 머물렀다. 자본금도 알음알음으로 투자받은 것이 대부분으로 당시 쿠팡과 김 대표는 빚이 상당했다. ㅣ
하지만 김 대표는 철저히 계산된 도박을 감행했다. 수익의 대부분을 직접 배송시스템인 ‘로켓배송’과 배송 효율성을 최적화 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에 투자했던 것. 또 모바일 쇼핑 강화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그의 도박은 일종의 비전이 됐고, 이 비전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혁신으로 올라섰다. 이때부터 쿠팡은 전 세계 각지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과 12월에는 미국 투자회사인 세퀘이아캐피털과 블랙록 등으로부터 각각 1억 달러와 3억 달러를 유치했다. 우리 돈으로 모두 44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지난 6월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무려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를 받아냈다. 국내 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많은 투자규모다. 이는 쿠팡의 기업가치가 최소 5조5000억원 이상 평가된다는 의미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으로 쿠팡을 꼽은 바 있다.
쿠팡의 매출도 쑥쑥 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34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급증했다. 거래액은 2조원 규모로 설립 초기에 비해 300배 성장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 감행으로 1215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