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12개 당사국이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12개 당사국 대표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하와이 마우이섬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협상 과정과 함께 타결 불발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일본의 아마리 아키라 TPP담당상을 비롯한 12개 협상 당사국의 통상·무역장관들은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하와이 마우이 섬 웨스틴 호텔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여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나 일부 핵심 쟁점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합의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12개 당사국 대표들은 애초 최종적인 ‘완전한 합의’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원칙적 합의’는 도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협상에 임했으나 합의안 자체를 마련하지 못했다.
프로먼 USTR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머지않아 타결될 것이라는 확신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앞으로 현안들을 놓고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다음 TPP 각료회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서 캐나다 낙농품 시장 개방, 생물의약품(신약특허) 자료보호기간, 국영기업(SOE) 투명성 강화 및 특혜금지 조치 등이 논의됐다.
캐나다는 생산 및 수입물량 제한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공급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우유와 계란 등 낙농제품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 오고 있는데 시장 개방 시 해당 낙농업계의 반발과 더불어 10월 총선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해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생물의약품(신약특허) 자료보호기간 문제에서는 미국이 입장을 다소 완화하면서 절충안을 놓고 막판 논의가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약특허 자료보호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복제약 출시가 어려워져 대형 제약회사에 유리한 구조인데 미국은 자국 제약사의 이익을 고려해 12년을 주장해 왔으나 호주는 5년 이상은 불가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