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과 미국 주재 쿠바 대사관이 양국 수도에서 20일(현지시간) 약 54년만에 다시 문을 열며 1961년 단절됐던 양국의 국교가 완전히 정상화된다.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은 이날 오전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그러나 공식 기념식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방문하는 다음 달 초쯤 열릴 예정으로 별다른 대외 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쿠바 대사관 재개설 기념식이 성대하게 열린다. 브루노 로드리게즈 쿠바 외교장관이 이끄는 쿠바 대표단을 비롯해 관계인사 500여명이 참석하는 기념식은 쿠바 이익대표부를 대사관으로 승격하는 형식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미국 측 참석자는 로베르타 제이콥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다.
로드리게즈 장관이 기념사 이후 쿠바 국기를 공식으로 게양하면서 현 쿠바 이익대표부는 대사관으로 승격되게 된다.
백악관에서 2.5km 떨어진 곳에 있는 쿠바 대사관은 3층 건물로 1916년에 지어졌다. 그러나 양국의 국교 단절 이후 중립국인 스위스대사관이 해당 건물을 관리해 왔다.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혁명 이후 국교를 단절한 미국과 쿠바는 1997년 이익대표부를 설립해 영사업무를 담당해왔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 주재 쿠바 대사관 기념식 거행에 앞서 현재 청사 1층 로비 아뜨리움에 걸린 192개국 깃발 사이에 쿠바 깃발을 추가했다.
한편, 로드리게즈 장관은 개관식 이후 미 국무부 청사에서 케리 장관과 회담을 통해 (쿠바에 대한)경제제재 해제, 미국 관타나모 해군기지 부지 반환, 대(對)쿠바 라디오ㆍTV방송 중단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