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 호가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던 명왕성의 비밀을 한 꺼풀씩 벗기면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뉴호라이즌스 호가 명왕성 최근접점을 통과하면서 보낸 방대한 정보들은 아직도 지구에 다 도착하려면 멀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고해상도의 명왕성 사진 등 초기에 받아본 자료 만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이는 천문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중대한 발견이라고 통신은 강조했다.
발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 중 하나는 명왕성 표면에 운석과의 충돌로 생기는 크레이터가 없다는 점이다. 당초 과학자들은 지구의 달처럼 명왕성과 그 위성인 카론 표면이 크레이터로 울퉁불퉁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행성은 태양계의 가장 외곽에 있는 카이퍼벨트와 인접해 있다. 카이퍼벨트는 태양계 편입에 실패한 운석과 얼음 등 온갖 잔해로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명왕성 표면은 매우 매끄럽다.
이는 명왕성이 지질학적으로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는 행성임을 의미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를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는 3500m 높이의 얼음산들이다. NASA는 이 산들이 형성된 것이 1억년도 안됐다고 보고 있다. 태양계가 약 45억년 전에 생성된 것을 감안하면 매우 최근에 생겨난 산이다. 이는 명왕성 내부에서 활발한 지각 활동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목성과 토성 등 대형 행성의 위성들에 화산이 생기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행성의 인력이 위성 내부를 뒤흔들면서 열에너지가 발생해 화산과 지진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명왕성은 그런 거대한 행성이 옆에 없다. 명왕성 자체가 열에너지를 생성하는 셈이다.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준 것은 명왕성만이 아니다. 미국 콜로라도 주 사우스웨스트리서치인스티튜트의 캐시 올킨 연구원은 “위성 카론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이 곳도 계곡과 절벽, 그리고 북극의 불그스름한 지역 등 활발한 지질활동을 암시하는 증거로 가득 차다”고 말했다.
NASA는 명왕성에서 발견한 하트 모양의 지형을 ‘톰보 영역’으로 명명했다. 이는 1930년 명왕성을 최초로 발견한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