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와 중국증시 버블 붕괴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그리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더 우려해야 한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그리스 인구는 약 1100만명으로 미국 오하이주보다 적고 국내총생산(GDP)은 카자흐스탄, 알제리, 카타르 등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은 모두 알다시피 14억 인구에, 세계 2위 경제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에 중국의 붕괴는 세계 경제에 재앙이라고 CNN머니는 강조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증시가 모두 지난달 12일 연중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증시 버블 붕괴 우려는 커질대로 커진 상태다.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막대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주식담보대출 규제 완화는 가뜩이나 부채 급증 우려로 허덕이는 경제에 새로운 부담을 안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중국 개미투자자들은 지난 1년간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으나 지난달 시장 분위기가 악화하자 일제히 주식을 내다팔아 변동성을 더욱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그동안 경기둔화와 그에 따른 기업실적 완화를 무시해왔던 개미투자자들이 드디어 이를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증시가 다시 회복세를 찾을지도 요원하다.
인구와 경제규모 이외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상황을 우려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시 버블 붕괴는 종종 더 큰 경제적 혼란으로 이어졌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예다.
중국은 유럽과 미국 모두에 제2의 교역파트너이기 때문에 중국 경제의 건전한 성장은 선진국들에도 매우 중요하다.
서구 국가들이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탈퇴해 드라크마화로 복귀하는 것을 불안해하고 있지만 중국 이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CNN머니는 거듭 강조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최근 트위터에 미국 은행들의 중국에 대한 위험 노출도가 그리스보다 10배 가까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차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RBS에 따르면 중국 위험 노출도는 현재 1000억 달러(약 113조원)가 넘지만 그리스는 120억 달러에 불과하다.
캐슬린 브룩스 포렉스닷컴 리서치 이사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이 증시 출혈을 막지 못하면 아시아 전반의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또 세계 최대 원자재 수요국이다. 이날 유가급락에 대해 많은 이가 그리스 위기를 원인으로 꼽았지만 실제 시장은 중국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척 버틀러 에버뱅크글로벌마켓 매니징디렉터는 “유가급락과 관련해 사람들이 그리스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를 얘기하고 있다”며 “이는 허풍에 불과하다. 중국 때문에 그렇다고 하면 맞다. 그리스 수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