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을 떠나 자국 증시로 돌아온 중국 기업들이 중국증시 버블 붕괴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들의 대다수는 지난 1년간 중국증시가 폭등하자 미국증시 상장을 폐지하고 자국 증시에 재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불과 한 달 만에 이전과 180도 달라진 가혹한 환경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당국의 공격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2.4% 급등한 3775.91로 마감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12일 고점 이후 25%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이날도 급등세로 출발했다가 장중 한때 급락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은 여전했다.
불과 지난달만 해도 고향으로 돌아온 중국 기업들은 대박의 꿈에 부풀었다. 금융정보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15개 기업이 미국증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그 규모는 226억 달러(약 25조4476억원)에 달해 올해 이전 상폐 금액을 합친 것의 약 2배에 이르렀다.
중국 데이트 전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앱 모모는 지난해 12월 상장했으나 1년도 안돼 폐지를 결정했다. 모모 최고경영자(CEO)와 공동설립자 등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은 상폐에 19억 달러라는 대가를 지불했다. 인터넷 보안업체 치후360은 상폐 규모가 90억 달러로 미국증시 상장 중국 기업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증시에 상장해 자신의 기업가치를 띄우겠다는 이들의 의도는 시작부터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됐다. 기술주들이 많은 중국 선전거래소 시가총액은 지난달 12일 이후 3분의 1이 증발했다. 심지어 상하이지수는 올랐지만 선전종합지수는 오히려 1.39% 빠졌다. 증시 부양책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은 셈이다.
특히 당국이 제시한 부양책 가운데 물량 부담을 덜기 위한 기업공개(IPO) 중단 조치가 선전거래소에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국증시 상폐는 기간도 3개월 밖에 걸리지 않고 절차도 비교적 간단하다. 반면 중국증시 상장은 기간도 예측할 수 없고 이번과 같은 각종 변수가 등장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들 기업이 고려할 만한 대안으로는 중국증시에 상장된 다른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당국이 증권법 위반이라며 규제의 칼날을 빼들 수 있어 이것도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