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의 국왕이 중국의 유럽 진출에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필립 벨기에 국왕은 24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의 참여의사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필립 국왕의 이번 중국 방문은 지난 30년간 중국을 방문한 9번째 벨기에 국왕이며, 벨기에는 유럽에서 중국의 6번째 규모 무역동맹국이다.
이날 필립 국왕은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벨기에도 참여하길 원하고 중국의 유럽 진출에서 벨기에가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국왕의 AIIB 참여 의사에 대해 시 주석은 “AIIB가 벨기에의 참여의사를 우선적으로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AIIB는 지난 4월 총 57개 창립회원국을 확정했고, 기타 국가들은 일반 회원국으로 AIIB에 참여하게 된다. 벨기에의 AIIB 참여가 확정되면 일반 회원국의 자격을 갖게 된다.
양국 정상은 이날 우주, 과학, 기술, 핵연료 등 총 12개의 협력 문안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서로 협력해 산업 개발 세부화를 추진해 유럽과 중국 또는 아시아 간의 전자상거래가 원활하게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필립 국왕은 “현재 중국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이 유럽 투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벨기에가 중국의 유럽 투자에 다리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후베이성 우한을 시작으로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 선전을 방문할 계획인 필립 국왕은 정부 고위관계자, 대학 총장, 지자체 단체장 등 대규모 방중외교단을 꾸려 중국을 방문했다.
한편, 오는 28일부터 리커창 중국총리가 제17차 중국-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자 유럽을 방문한다. 벨기에,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방문할 예정인 리 총리는 중국과 유럽 간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난달 남미 4개국을 방문하는데 이어 이번 유럽 방문을 통해 우호세력을 유럽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