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미국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자 다시 자국 서비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알리바바는 1년 전 서비스를 시작했던 미국 온라인 전자상거래 자회사인 11메인을 경쟁사인 오픈스카이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회사는 구체적인 매각 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대가로 오픈스카이 지분 37.6%를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알리바바는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서비스그룹과 각각 30억 위안씩, 총 60억 위안(약 1조687억원)을 알리바바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 ‘커우베이’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택시 앱에서 영화 티켓 구매 등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WSJ는 풀이했다.
한 날 동시에 발표된 두 가지 딜은 알리바바 경영 우선순위가 여전히 중국에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알리바바의 최종 목표가 미국시장 진출일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 중국시장에서의 확고한 지위 구축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중국 온라인 쇼핑시장의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다른 IT 분야에서는 텐센트 등과 치열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알리바바 임원들은 회사의 해외전략 초점이 외국의 상인이나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맞춰져 있다고 강조해왔다. 아직까지 미국에서 아마존, 이베이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인정한 것이다.
11메인 실패와는 별도로 알리바바는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인기 스마트폰 메시징앱 스냅챗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영상통화앱 탱고미와 모바일 검색엔진 퀵시, 차량공유 앱 리프트 등도 알리바바가 투자한 미국 회사 목록에 올라와있다.
알리바바가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단기 기회는 중국시장에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다만 커우베이가 현재 중국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텐센트 대항마로 부상할지는 미지수다. 텐센트는 음식점 리뷰 사이트 ‘뎬핑’, 배달 서비스 앱 ‘Ele.me’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