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허인철 콤비의 홈플러스 인수… ‘제2의 이마트’ 만들기 도전

입력 2015-06-16 08:46 수정 2015-06-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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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회장으로부터 전권 부여 받은 ‘마트 전문가’ 허 부회장 진두지휘

담철곤<사진 왼쪽> 오리온그룹 회장이 허인철<오른쪽> 부회장을 앞세워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어 행보가 주목된다. 지금의 이마트를 만든 허인철 부회장을 지난해 7월 직접 영입해온 까닭에 홈플러스 인수는 그때부터 염두해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 나온다.

16일 오리온그룹에 따르면 오리온은 최근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매각주관사 HSBC에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고 투자설명서를 받았다. 오리온은 투자자문사로 일본 노무라금융을 선정하고 6월 말로 예정된 예비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오리온 측은 투자설명서를 받은 것은 맞지만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비밀유지까지 다짐하고 인수를 위한 투자설명서를 받는다는 것은 담 회장의 결심이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의 홈플러스 인수전 참여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를 주도하는 허인철 부회장 때문이다. 허 부회장은 삼성물산 경리과장 출신으로 재무전문가로 소문이 나면서 신세계에 스카우트 된 인물이다.

신세계그룹이 2006년 월마트코리아를 사들일 때 인수작업을 주도했고, 이후 지금의 이마트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일등공신이다. 당시 신세계는 8250억원에 월마트코리아를 사들여 국내 매장 숫자를 79개에서 95개로, 매출도 8조1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늘려 매출 2위 홈플러스(4조6000억원)를 단숨에 따돌렸다.

신세계와 이마트 사장을 역임한 후 지난해 1월 신세계그룹에서 퇴사한 그는 그해 7월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는 담 회장이 직접 ‘삼고초려’의 러브콜을 보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허 부회장은 현재 담 회장에게서 전권을 부여 받아 오리온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오리온은 담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2년 가까이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허 부회장은 취임 직후 회장실을 해체하고, 회장실 아래 있던 전략ㆍ법무ㆍ감사ㆍ홍보 부문을 독립시키는 등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중복 계열사 흡수합병을 통한 내실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자회사 아이팩(오리온 제품 포장회사)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 합병 등으로 조직을 슬림화했다. 오리온중국법인 오리온푸드컴퍼니는 종속회사 오리온스낵컴퍼니를 흡수 합병했다.

성장을 위한 ‘내실화 다지기’ 작업이 끝나자 허 부회장의 시선은 홈플러스로 쏠렸다. 이는 담 회장이 허 부회장을 중심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해 ‘제2의 이마트’를 만들어 그룹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7조원에 이르는 홈플러스 인수자금은 걸림돌로 분석된다. 오리온의 가용 현금은 6700억원 수준. 수조원의 빚을 내 홈플러스를 사들이기는 힘겨운 만큼 외국의 사모펀드와 손잡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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