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이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폐렴 환자 전수조사'를 마친 뒤 모든 병실이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전국 3000곳이 넘는 병원을 하루만에 조사한 터라 보건당국이 과연 제대로 진행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10일 이뤄진) 폐렴환자 전수조사 결과 전국에서 1064개 기관이 참여해 7명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이 가운데 115번 환자(77·여)를 새로운 확진자를 찾아냈다. 그 밖의 6명은 유전자 검사 결과 음성을 나타냈거나 이미 확진자로 격리돼 있는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이 폐렴 전수조사를 시행한 것은 일선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를 단순 폐렴 환자로 오인하고 일반 병실에 방치하는 경우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국내 최초 환자(68)가 단순 폐렴 증상으로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하면서 1차 유행이 발생했다. 14번 환자(35)도 메르스에 감염된 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3일간 입원했다가 2차 유행을 일으켰다.
방역 당국은 이번 조사로 병실·응급실이 메르스 안전지대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 하루 만에 3천개가 넘는 병원과 거기에 속해 있는 한꺼번에 조사하는 게 실효성이 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전수조사는 대책본부와 대한병원협회에서 전국 모든 병원에 폐렴환자 전수조사를 요청해 결과를 보고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재 병실·응급실 환자 중 최근 2주 내에 메르스 발생 병원에 들른 적이 있는 폐렴 환자가 있으면 대책본부에 보고하는 형태였다.
전수조사가 시작된 10일 폐렴 환자의 입·퇴원을 제한하는 등 대책본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조사 결과를 보고한 병원은 전체 대상인 30병상 이상 국내 병원 3160곳 가운데 1064곳(12일 오전 기준)에 그쳤다.
보고의 기준이 되는 메르스 발생 병원도 평택성모병원, 평택굿모닝병원, 삼성서울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대청병원, 건양대병원 등 6곳으로 제한했다. 최근 환자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유행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병원들은 이 명단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