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경찰이 뇌물 수수와 돈세탁 등 각종 부정부패 행위로 국제축구연맹(FIFA) 고위층 인사들을 전격 체포하면서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이날 오전 취리히에서 FIFA 간부들이 회의 도중 경찰에 전격적으로 체포됐다. 체포된 인사들은 미국으로 송환되며 미국 사법당국은 이르면 이날 FIFA에 대한 형사기소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FIFA 부회장인 제프리 웹과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전 집행위원인 잭 워너 등 6명이 체포됐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S.라자라트남 국제학 학교의 제임스 도시 선임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제프 블래터 회장이 이번 선거에서 살아남을지 여부가 카타르와 러시아의 개최권 유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래터는 당초 오는 29일 총회에서 5선 연임이 유력했으나 스위스 당국의 간부 체포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도시는 “블래터 회장이 카타르 월드컵 개최권은 철회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해왔다”며 “미국에서 일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카타르 월드컵 재검토를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도 뇌물을 주고 개최권을 따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특히 카타르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카타르는 뇌물을 FIFA 집행위원들에게 줬다는 의혹은 물론 너무 무더운 날씨로 월드컵 게임을 하기에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또 외국 근로자에 대한 카타르의 인권침해와 노동착취는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은 지난해 초 보고서에서 “2010년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이후 지금까지 최대 120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앞으로 월드컵이 열리기까지 4000명이 더 사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