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이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브렉시트(Brexit)’가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검토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은행의 금융시장 안정 담당인 존 컨리페 부총재 지휘 아래 제임스 탈보트 통화정책부장 등 몇몇 고위 간부급들이 브렉트 검토 작업을 진행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어 이 사실을 은행 내부에서조차 비밀로 유지했지만 BoE 공보실 책임자가 자사 편집인에게 이메일을 전달할 때 실수로 함께 전달한 메일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컨리페 부총재는 비서를 통해 4명의 BoE 임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제임스 팀에게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메일을 보내지 마라”며 “제임스도 본인 팀원들에게 브렉시트와는 관련 없는 광범위한 EU 경제 이슈들에 관한 단기간 집중적인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만 말하라”고 언급했다.
이달 초 열린 영국총선에서 보수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 최대 정치 이슈로 떠오른 EU 탈퇴 국민투표를 둘러싼 논쟁에 개입되는 것을 피하고자 검토 작업을 비밀에 부친 것 같다고 가디언은 추정했다.
BoE는 “EU 협약 개정 협상과 국민투표와 관련된 경제적, 금융 이슈들을 평가하는 건 중앙은행의 책임의무 가운데 하나이나 이를 미리 공개하고 일을 하는 것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EU 회원국들과 영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EU 협약 개정 협상을 한 뒤 이를 바탕으로 2017년까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28~29일 캐머런 총리는 파리, 베를린을 방문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EU 협약 개정 협상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