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 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오른 리커창 중국 총리가 첫 방문국인 브라질에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리커창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인프라와 자원 에너지 농축산업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총 533억 달러(약 58조원)에 이르는 35개 투자협정에 서명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중국공상은행과 브라질 국영은행 카이샤에코노미카페데라우(CEF) 등 양국 은행들이 500억 달러 규모 투자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중국 은행들은 부정부패 스캔들로 어려움에 처한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에 70억 달러 자금 지원을 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브라질 엠브라에르로부터 항공기 40대를 구매하고 상파울루주에 자동차 제조 산업단지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광우병으로 지난 2012년 12월 이후 중단했던 브라질 쇠고기 수입도 재개하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는 “중국과 브라질의 협력은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며 “이는 양국은 물론 신흥국의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투자는 앞으로 추진될 남미대륙횡단철도와 벨루몬치 댐 등 초대형 인프라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대륙횡단철도는 브라질 대서양 항구를 출발해 아마존의 정글을 거쳐 페루의 태평양 항구를 잇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이 철도가 완성되면 중국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부터 수입하는 원자재 물류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게 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아시아로 가는 새 길이 브라질을 향해 열렸다”며 “새 길은 우리나라와 남미를 가로지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라질은 1만1233KW로 중국 싼샤 댐과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경에 있는 이타이푸 댐에 이어 세계 3번째로 큰 규모의 벨루몬치 댐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남미대륙횡단철도는 아직 타당성조사를 시작하지도 않았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악명높은 관료주의에 타당성조사에 착수하는 데만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은 내년 중국 방문 시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이 프로젝트 논의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리커창 총리는 “우리는 인프라 부문에 풍부한 경험이 있다”며 “브라질 인프라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현지에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중국이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오는 26일까지 브라질을 시작으로 남미 4개국을 순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