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짝퉁’ 문제로 또 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랑스 케링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구찌, 발렌시아가, 입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들이 뉴욕연방지방법원에 알리바바가 짝퉁 제품의 제조, 유통 등을 묵인했다는 이유로 고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짝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억 위안(약 1747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하고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바꾸는 등 해결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알리바바의 짝퉁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에 케링그룹 산하 브랜드들은 법원에 “알리바바는 가짜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팔고,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도와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의 쇼핑몰에선 구찌의 짝퉁 제품을 개당 2∼5달러에 주문을 받는다는 내용이 게재됐는데, 해당 제품의 실제 시중 판매가격은 795달러(약 86만원)에 달했다는 것. 2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약 400배나 ‘싼 값’에 제품이 판매된 셈이다.
또한 알리바바가 온라인 사이트 검색창에 명품 브랜드와 유사한 검색어를 허용해 소비자들의 환심을 끌었다고 케링그룹 산하 브랜드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알리바바가 ‘구찌(Gucci)’의 정식 명칭 뿐만 아니라 ‘cucchi’, ‘guchi’ 등 유사한 제품명을 검색할 수 있도록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알리바바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알리바바 대변인은 “케링그룹은 건설적인 협력 방안이 아닌 시간 낭비하는 방안을 택했다”면서 “(짝퉁 제품을 방조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며, 우리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케링그룹 산하의 브랜드들이 알리바바를 고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알리바바가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실시하기 전인 지난해 7월, 케링그룹 산하의 브랜드들은 이번과 같은 이유로 알리바바를 고소한 바 있다. 그러나 고소는 2주만에 취하됐고, 알리바바와 케링그룹은 짝퉁 제품을 근절하는데 협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하기도 했다.
한편, 짝퉁 이슈가 계속 불거지자, 5년 안에 기업가치를 1조 달러(약 1089조5000억원)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힌 알리바바의 계획이 순항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장융 신임 CEO는 “올해 안으로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