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예상 외로 크게 불어나 1분기(1~3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3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43.1% 증가해 51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무역적자 증가율은 거의 20년 만의 최대 폭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 중간치는 417억 달러였다. 3월 수입액은 전월 대비 7.7% 증가한 2392억 달러로 올들어 최고치였고, 수출액은 0.9% 증가한 1878억 달러였다.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사용되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제외한 실질 상품수지적자는 672억 달러로 8년 만의 최대였다.
무역적자가 예상을 웃돈 원인은 서해안의 항만 파업이 해결돼 하역이 늦어진 수입품의 통관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WSJ는 이에 따라 오는 29일 발표되는 GDP 수정치가 대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수출액 증가는 GDP를 올리는 반면 수입액 증가는 GDP를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1분기 GDP 예비치는 전기 대비 연율 환산으로 0.2% 증가(계절 조정)했다. 다만 예비치는 3월 무역수지액 등에 추정치를 사용하는 불완전한 데이터에 근거한다. 예비치 때의 추정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약 450억 달러였다.
주요 금융기관의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하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위즈먼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GDP는 순수출의 기여두가 -1.25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확대하기 때문에 성장률이 예비치 0.2% 증가에서 0.4% 감소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수출은 7.2% 감소에서 7.9% 감소로, 수입은 1.8% 증가에서 5.0% 증가로 각각 수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의 로라 로즈너 이코노미스트는 3월 무역적자 결과에 따라 1분기 GDP 수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0.4% 감소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GDP 성장률의 마이너스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0.3%로 예상했다.
RBS증권의 미셸 지라드 이코노미스트는 3월 무역수지 적자액은 순수출액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0.6%포인트 낮춰졌음을 의미한다며 다른 GDP 구성 수치에 변화가 없다면 GDP 수정치는 0.2% 증가에서 0.4% 감소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WSJ는 작년 1분기 GDP도 연율 2.1%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2분기와 3분기에는 크게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 해 미국의 GDP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리세션) 이후 평균 수준인 연평균 2.4%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