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번째 매각 실패 팬택, 향후 시나리오는… “독자생존 어려워 청산가능성 커”

입력 2015-04-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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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종잣돈 4000만원으로 시작해 한때 국내 휴대폰 시장 2위를 차지했던 ‘벤처 신화’ 팬택이 24년 만에 청산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 지방법원 파산부는 “국내외 업체 세 곳이 제출한 인수의향서(LOI)를 검토한 결과, 후속 입찰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파산부는 “LOI 내용이 미비하고 실질적인 인수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매각 작업도 결국 불발되면서 팬택의 청산 가능성이 커졌다. 팬택 매각의 향후 절차는 관리인과 채권자협의회 간 2주 이상의 협의 기간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추가 매각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팬택은 청산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네 번째 매각 진행은 사실상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독자생존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써는 팬택 스스로 경영정상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후보자를 찾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4번째 매각에서는 매각 금액이 너무 떨어져 가격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팬택은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부채는 1조원에 달한다. 완전자본잠식이란 누적적자 증가로 내부잉여금은 물론 납입자본금마저 바닥나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된 상태를 의미한다.

팬택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819억원, 영업손실 1545억원을 기록하며 더이상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시작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국내 이동통신사에 대한 제품 공급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된 영업활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만일 팬택이 청산절차에 돌입한다면 채권단은 팬택이 소유한 생산설비와 특허권 등을 매각해 부채를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400여명에 이르는 팬택 임직원은 새로운 직장을 찾아아 하고, 500여개의 협력사들도 주거래처를 잃게 된다.

업계는 팬택의 매각 실패 원인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을 꼽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도 팬택 인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세 번째 입찰에는 인수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던 중국 업체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1500여억원의 달하는 거액을 들여 생산설비와 인력, 특허권 등 팬택 전체를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컸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 등 스마트폰 시장 후발 주자들도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상태”라며 “사실상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택의 영향력이 미미한 가운데, 특허권 이외에 공장과 인력 등 물적 자원까지 사들일 필요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 시작 이후 7개월여 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1500여억원에 달하는 높은 인수금액과 인수후보자의 분리매각 요구 등으로 매각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본입찰이 유찰되며 첫 번째 공개매각에 실패했고 이어 올해 초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된 두 번째 매각작업도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이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팬택은 새주인을 찾는 듯했지만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은 인수대금을 송금하지 않았다.

두 번의 매각작업 무산 이후 팬택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과 KDB대우증권은 지난달 9일 팬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팬택 매각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공개입찰에서 국내외 업체 세 곳이 인수전에 참여, 회생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결국 세 번째 매각작업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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