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의 ‘뉴노멀’이 미국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수출과 투자 중심의 성장모델에서 벗어나 다소 경제성장이 느려지더라도 소비가 발전을 이끄는 ‘뉴노멀’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 수입증가세 둔화로 이어져 고용회복 기대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5년간 중국 수출은 미국 고용시장에 커다란 구멍을 냈다. 현지 공장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하면서 그만큼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데이비드 아서 교수는 지난해 논문에서 “중국산 제품 수입 급증으로 지난 1999~2011년 미국에서 사라진 일자리가 최대 240만개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경기둔화라는 ‘뉴노멀’ 환경 속에 중국 지도부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수출보다 내수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인이 중국과 일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예일대의 스티븐 로치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생산에서 소비경제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커다란 기회”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 중소가구업체인 하드우드공방의 마크 가테르담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중국과의 경쟁에) 피를 흘리는 일은 끝났다”며 “예전처럼 항상 중국이 내 머리를 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서 교수는 “중국과의 경쟁이 끝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예전처럼 가차없이 한 방향으로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산 제품 압박이 줄고 있다고 미국 근로자 임금이 당장 오르지는 않겠지만 깎이는 추세는 멈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산 수입증가율은 지난 1999~2010년 연평균 15.2%에 달했으나 그 이후 6.4%로 낮아졌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부담도 덜 것으로 기대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인플레이션도 연준 목표인 2%에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임금이 더 빨리 오르는 것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도 늘어 미국인에게 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도 있다고 통신은 내다봤다. 심지어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중국 항저우 소재 방적업체 키어그룹은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 문을 열었으며 이미 일부 제품이 중국으로 수출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