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부팜한농 화공사업부 매각 사실상 결렬…회사채 상환 비상

입력 2015-03-05 09:25 수정 2015-03-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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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CM와 화공사업부 매각 협상 유가 하락 여파로 결렬…동부메탈에 이어 위기론 고개

동부팜한농이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을 위해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화공사업부 매각이 사실상 결렬 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공사업부는 동부팜한농의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알짜 사업부문으로 인산ㆍ질산ㆍ황산 등 기초 화공약품을 생산해 비료제조 회사나 전자제품 업체 등에 공급한다.

이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전자ㆍ농업 중심으로 한 그룹 재편의 희망도 난관에 봉착했다.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계열사인 동부팜한농 화공사업부 매각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현금 확보에 난황을 겪고 있다.

5일 채권단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지난해 12월 미국 올브라이트 캐피털 매니지먼트(ACM)과 동부팜한농 화공사업부 매각협상을 진행했지만 최근 유가변동 폭 확대로 인한 인수금융 불확실성으로 사실상 철회(딜드롭·deal drop)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동부팜한농 화공사업부의 매각 거래는 1100억원 규모에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1월초까지 딜이 클로징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딜이 성사되지 못했다”며 “최근까지 협상에서 진전되는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드롭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화공사업부 매각을 완료해 올해 만기도래하는 17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화공사업부 매각이 지연되면서 당장 내달 만기 도래하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위한 현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동부팜한농을 지난해 12월 경기도 화성시와 충남 당진시 부지를 계열사인 동부생명보험과 동부발전당진에 각각 197억원, 160억원에 매각해 지난 1월분 회사채 상환 등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이후 만기 도래하는 채권 상황을 위해 화공사업부 매각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부팜한농 신용등급은 BBB급 이지만 유지가 어려운 상태로 추가 회사채 발행 역시 난관할 수 없는 처지다. 최근 동부메탈은 상반기에 갚아야 하는 97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동부팜한농은 현재 외부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초 신용평가회사들도 동부팜한농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 대상에 올려놓고 재무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지난 1월 매출 785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제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장부상 이익이 많다는 점도 약점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ACM 측과 동부팜한농 화공사업부 매각협상이 철회된 상황은 아니고, 매각가격에서 차이가 발생해 지연되고 있다”며 “당장 내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영업이익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팜한농은 자산규모 1조2000억원으로 그룹 내에서 규모는 작지만 지배구조상 핵심 계열사다. 김 회장 장남 김남호씨와 장녀 김주원씨가 각각 지분 29.1%와 26.2%를 확보하고 있다. 장남 김 씨가 금융계열사가 아닌 동부팜한농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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