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LCD업체 샤프가 계속되는 위기 끝에 결국 주거래 은행에 ‘SOS’를 요청한다.
샤프는 주거래은행인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에 1500억 엔(약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 지원을 요청할 방침을 굳혔다고 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은행대출금의 출자화가 유동성 지원의 골자다. 회사가 주거래은행 2곳에 실적 전망과 구조개혁안을 설명하면 이들 은행은 개혁안을 검토해 일부 채무를 우선주 등의 자본으로 대체하는 등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합의가 이뤄지면 올해 안에 지원이 이뤄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샤프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300억 엔도 추가로 조달할 방침이다. 샤프 지분 3%를 보유한 삼성전자 등에 출자를 요청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샤프는 주거래 은행 등의 도움을 받아 최종적으로 2000억 엔에 이르는 자본을 확충해 재정기반을 강화할 생각이다.
샤프가 긴급히 지원을 요청한 것은 갈수록 사업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판사업인 LCD 패널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과거 백색가전 사업은 엔고에 대응하고자 주요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겼지만 급속한 엔저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샤프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 엔에 이르렀으며 자기자본 비율은 10% 정도로 침체된 상태다. 이달 끝나는 2014 회계연도 샤프의 최종 적자규모는 종전 300억 엔 예상을 크게 웃돌아 1000억 엔을 넘을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부채가 자산을 넘는 채무 초과에 빠질 수 있어 자본확충이 급선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도 돌입한다. 회사는 주거래 은행의 자본지원을 전제로 5월 중순까지 구조조정 계획을 정리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일본 내 전자부품 공장 4개를 폐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히로시마현 미하라 공장은 연내에 폐쇄하고 가동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후쿠야마 공장 3곳도 폐쇄 후보에 올라와 있다. 이들 두 거점의 직원은 약 2000명에 달한다. 샤프가 일본 주요 공장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양전지 사업도 철수를 검토한 가운데 인수 대상을 찾고 있다. TV 사업은 북미와 호주 등에서 철수하기로 했으며 멕시코 TV 공장은 매각할 방침이다.
샤프는 지금까지 직원 3000명을 줄이고 유럽 가전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수익이 개선되지 않아 일본 내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게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