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이집트에 첫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이집트와 합의했다고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이러한 내용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신규 원전은 이집트 서북부 지중해 해안도시 알다바에 지어질 계획이다.
이집트는 전체 전력 발전량의 약 88%를 화력발전에 의존한 데다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2010년부터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해 왔다. 오는 2020년까지 원전 4개를 신축하고, 이 중 첫 원전을 2019년부터 가동한다는 내용의 원자력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러시아는 이집트에 원전뿐 아니라 원자력 이용과 관련한일련의 산업시설들을 건설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또 양국이 천연가스 사업과 투자를 활성화하고 수에즈운하 일대에 러시아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집트에 원전을 수출하려던 한국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정부와 한전 등은 이집트에서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 대한 원전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2010년부터 여러 차례 카이로에서 원자력 세미나와 워크숍을 개최해 왔다.
이집트 원자력 전문가 사이에서는 그간 현지 신규 원전 건설에 가장 적합한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한국과 러시아가 꼽혔다. 이 외에 프랑스와 캐나다, 중국, 일본등도 이집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길 희망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