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내달부터 유류세를 인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정부 재정적자를 메워 글로벌 투자자들로 하여금 신뢰를 회복하려는 것이다.
호아킴 레비 브라질 내무장관은 다보스포럼 참석 하루 전인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증세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레비 장관은 다음달부터 휘발유에 부과되는 세금을 리터당 0.22헤알로, 경유는 리터당 0.15헤알 인상한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를 인상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브라질 에너지 관련 당국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파울루의 경우 유류세 인상으로 석유 가격은 8.5% 인상, 디젤 가격이 6.25% 오르게 된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유류세는 물론 개인대출과 다른 분야에서도 세금 조정할 방침이다. 개인의 금융 거래세도 종전의 1.5%에서 3%로 두 배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날 레비 장관은 성명을 통해 “세금 인상 조치로 올해 206억3000만 헤알(약 8조4316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재무장관직에 오른 레비 장관은 올해 재정을 흑자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브라질 내 대표적인 매파 인물인 레비는 취임 당시 긴축정책과 세금 인상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흑자 비율을 1.2%대로 올려놓고 내년에는 이를 2%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브라질중앙은행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브라질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간 6.41%, 정부 연간 인플레 억제 범위 6.5%의 상단을 기록했다. 여전히 물가가 높다는 의미다.
레비장관을 비롯해 중앙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2기 정권이 브라질 투자등급 사수에 나선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집권 1기 당시 추진한 경기부양책이 오히려 브라질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 속에 간신히 집권 2기를 시작한 호세프 대통령은 긴축 정책과 함께 매파 인사인 레비를 재무장관에 앉혔다.
이타우우니방코의 일란 골드파진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정부가 필요한 조정을 시작했다”면서 “이러한 조치들은 필요한 것이며 반가운 조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