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력이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투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급증하는 요우커(游客)에 화장품·호텔 주가가 치솟고 있고 백화점은 그들에 맞춰 명절 휴무 일정을 바꿀 정도다. 특히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의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중국인의 투자가 급등하며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큰손 영종도ㆍ제주ㆍ평창 땅에 꽂혔다 = 무엇보다 최근 투자이민제가 시행되면서 중국인 큰손들의 토지 개발 투자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중국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제주도의 경우 전체 외국인 토지 면적의 43%를 중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도는 정부의 규제완화로 중국인의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동안 외국인이 구입한 제주도 땅은 총 409만㎡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제주 땅 매입은 중국인이 주도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인이 구입한 제주도 토지는 356만6000㎡로 도내 전체 외국인 토지 증가분의 90%에 육박한다. 실제로 제주신화역사공원 부지 232만㎡와 제주헬스케어타운 부지 30만㎡가 중국인에게 팔렸다. 제주 레저용지도 올 3분기 372만6000㎡가 팔려 누적 매입 면적이 799만9000㎡에 달했다.
또한 중국인은 그동안 땅과 리조트 등에만 투자를 했으나, 지난 1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후에는 아파트까지 사들이는 등 투자의 폭을 넓히고 있다. 때문에 지난달에는 부동산 투자이민제 방식으로 중국인이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 아파트 2채를 처음으로 사들였다.
최근 시야를 넓혀 강원도 평창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라는 호재와 투자이민제 효과로 중국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은 올해 초 올림픽 특구로 지정됐다. 지난 2월 지정한 올림픽 특구는 평창·강릉·정선 등 3개 시·군의 입지 특성과 보유자원, 올림픽 기능 등에 따라 5개 특구, 11개 단위개발 사업지구로 나뉘어 개발된다. 또한 2018년까지 1단계, 2032년까지 2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국비·민자 유치를 통해 1단계 33개 사업에 2조114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인을 상대로 한 평창 소재 복합리조트의 분양이 실시됐다. 지난해 3월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가 처음으로 중국인에게 분양됐다.
분양계약을 맺은 중국인 투자자는 한국 영주권 취득을 위해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시행되는 제주·인천·부산 등 국내 지역을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상가 매입도 증가…투기성에 우려 높아 = 서울 부동산 역시 중국인의 투자가 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자국 관광객이나 유학생들이 주로 가는 동선을 중심으로 주택이나 숙소, 상가들을 매입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 ‘외국인 토지취득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은 서울에서만 여의도 크기와 맞먹는 2만4866필지(260만4899㎡)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인이 가장 많고 중국인과 일본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토지보율 비율 성장세는 중국인이 가장 높다. 중국인이 보유한 토지는 2011년 113개 필지에서 지난해 462개 필지로 4배 이상 증가했고 2014년에는 상반기에만 352개 필지를 사들였다.
이처럼 중국인이 최근 들어 한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중국에 비해 시장이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 난징시 중심가의 40평대 복층아파트 월 임대료는 2011년 기준으로 50만원 선이다. 하지만 홍대 주변에선 원룸만 해도 보증금 수백만원과 비슷한 수준의 월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인의 무차별적 부동산 매입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중국인의 투자가 투자이민이나 영주권 등의 목적이 아니라 단순한 투자·투기성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단기간에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켜 시장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국인의 투자가 가장 활발한 제주도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5년 새 33.7%(한국은행)나 급등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 평균인 11.3%의 3배를 넘는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중국의 거대자본이 국내에 들어옴에 따라 부동산 가치도 많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영종도 등에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있다고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