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저커버그’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 최고경영자(CEO)는 올 한해 가장 ‘핫’한 관심을 받았다. 이제 갓 30대가 된 어린나이, 금발의 미모, 자수성가란 키워드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그녀의 검은색 터틀넥 니트 패션 스타일까지 홈즈 CEO의 몸짓에 전 세계가 집중했다.
홈즈 CEO는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호에서 자산 45억 달러(약 4조9400억원)로 전체 110위에 올랐다. 그녀가 11년 전 세운 바이오 메디컬 회사인 테라노스가 아직 비상장 상태임에도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다.
1984년 생인 홈즈 CEO는 지난 2003년 테라노스를 설립했다. 혈액검사를 할 때 긴 주사바늘을 사용해야 하는 기존의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 이에 홈즈 CEO는 스탠포드 대학 2학년 때 학교를 자퇴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혈액을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는데 매진했다. 그 결과 테라노스는 성인 엄지손톱만한 크기의 1.29cm 혈액통에 단 한 방울의 혈액을 떨어뜨리는 것만으로 30가지 이상의 질환을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테라노스의 간단한 혈액 테스트 기법이 73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의 진단실험산업에서 10억 달러 가까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라노스의 간단한 혈액테스트 기술은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아 미국의 최대 약국업체인 월그린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미국 전역에 있는 월그린 매장 약 8700개에 테라노스 센터가 입점하는게 그녀의 목표다. 뿐만 아니라 자체 검진센터도 만들었다. 손가락에서 혈액을 한 방울 뽑고 테스트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단돈 30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홈즈 CEO는 미국 ‘더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룬 것, 우리가 이뤄 온 것들이 세상을 바꿨다”면서 “나는 아직 어리다”라며 스스로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당돌함과 전문성으로 바이오 산업에 성큼 한 발을 내딛은 홈즈 CEO의 내년 행보가 벌써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