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디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하면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의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1.4% 올랐다고 10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1.6%와 같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밑도는 상승폭이다. 특히 지난달 상승률은 지난 2009년 11월 이후 5년래 가장 낮았다. CPI 상승률은 연초에 2.5%까지 올랐으나 부동산시장 냉각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CPI 상승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게 됐다.
지난달 P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하락했다. PPI 상승률은 전월의 마이너스(-)2.2%와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2.4%를 웃도는 하락폭을 나타냈다. 하락폭은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또 33개월 연속 하락해 사상 최장 기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가와 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국 PPI의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중국의 많은 산업재가 공급과잉 상황에 직면해 있어 PPI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며 “부동산시장의 슬럼프는 철강과 시멘트 등 다른 부문의 공급과잉을 초래하고 있다. 유가와 철광석 등 글로벌 상품가격 하락도 PPI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의 류리강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빠르게 디스인플레이션 단계로 들어섰으며 디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했다”며 “인민은행이 새로 도입한 정책도구들이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은행은 정책 효율과 신뢰성을 다시 얻고자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중국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지금처럼 둔화시켜 정부가 부양책을 펼칠 여지를 더 많이 준다는 평가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리앙훙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 위기가 뚜렷하게 커졌다”며 “이에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나 은행 지준율 인하 등 지금보다 통화정책을 더 느슨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년 1분기에 대형은행 지준율을 19.5%로, 2분기에는 19.0%로 각각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말 2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