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창업주의 4세가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돌입하거나 임원 승진 및 요직에 등장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등 세대 교체를 위한 준비가 본격화했다.
두산그룹은 4세 체제가 안착된 대표적인 곳이다. 3세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형제-사촌 경영’의 특성상 4세대가 이미 계열사를 이끄는 곳도 있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차남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용성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 사장 등이다. 박용만 회장의 장남 서원씨도 최근 두산그룹 광고 계열사인 오리콤의 최고광고제작책임자(CCO)로 합류해 한솥 밥을 먹는다.
4세 경영인 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이번에 LG 임원으로 승진한 구광모 상무다. 구 상무는 1978년생으로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부서에 대리로 입사한 후 8년 만에 ‘별’을 달았다. 구 상무는 2009∼2012년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금융과 회계 업무를 담당한 뒤 귀국, HE사업본부를 거쳐 지난 4월부터 LG 시너지팀에 근무해 왔다.
지난 2011년 승진연한 4년을 채우고 차장으로 승진한 구 상무는 2년 만에 부장을 달았다. 이어 올해 인사에서는 상무로 승진하는 고속 행보를 걷고 있다. 구 상무가 근무하는 시너지팀은 그룹 전반의 업무를 관장하는 핵심 부서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2012년 시너지팀 부사장을 지낸 하현회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사장)을 다시 LG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등 전략사업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범 LG가인 GS그룹도 4세 경영인들이 중요 보직을 맡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상무, 허동수 GS칼텍스 이사회 의장의 아들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 허준홍 GS칼텍스 상무 등은 지난해 나란히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중 허윤홍 상무는 2012년 상무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임원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실무를 배우고 있는 4세 경영인 중에서는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 규호씨가 있다. 규호씨는 2012년 말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서 차장으로 입사해 현장 감각을 익혔다. 이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인 규호씨는 현재 코오롱글로벌에서 부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