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가 전 세계 검색 서비스 시장의 절대강자인 구글을 겨냥해 검색 서비스를 다른 사업과 언번들(분리, unbundling)토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FT가 입수한 EU의회의 동의안 초안에는 “다른 상업적 서비스들로부터 검색 엔진을 언번들 하는 것이 구글의 독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반면 다른 외신이 별도의 초안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해당 표현이 있기는 하나 실제로 구글 등 구체적 기업이나 서비스의 명칭이 거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만일 이 동의안이 실제로 발의돼 채택된다면 이는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누려 온 압도적인 지위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된다. 현재 구글은 유럽 인터넷 검색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EU 정치인 중 상당수가 구글 등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인터넷 산업에 압도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한편 구글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U의회는 회사를 분리하도록 명령할 권한이 없으나 이 동의안이 발의돼 채택되면 EU 집행위원회가 이런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 11일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취임 열흘 만에 “구글에 대해 당장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며 다음 조치를 결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4년간 EU는 구글의 독점 우려에 대해 조사를 벌여 왔으며 베스타거의 전임자인 호아킨 알무니아는 구글과 합의를 시도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합의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