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금융소비자 보호는 시대적 소명이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의 건전성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절대 따로 떨어뜨려 놓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금융사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금융사 스스로 고객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보호처는 금융감독원장 직속으로 있으며 소비자에게 불리한 관행과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등 적극적 소비자 권익보호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직원은 165명이다. 1년간 금감원에 접수된 상담건수 60만건, 민원건수 11만건을 감안하면 결코 많은 인력은 아니다.
오 처장은 부임 후 소비자보호 실무협의회를 활성화해 매주 화요일 감독ㆍ검사부서와 함께 모여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150건의 불리한 제도나 관행을 개선했다.
금감원은 지난 5월 금융소비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민원발생평가 ‘빨간딱지(평가등급)’를 은행 홈페이지 상단에 게시하게 하는 굴욕을 안겼다.
은행에 빨간딱지가 붙자 많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오 처장이 빨간딱지 제도를 시행했을 때 금융기관 출신이면서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성토도 들었다.
그는 “소비자보호는 금융당국만 해선 안 된다”면서 “언론사, 학회, 금융사 등 사회 전반적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의 독립 여부가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오 처장은 “금감원의 감독ㆍ검사 업무와 상충될 때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같은 조직에 있을 때보다 따로 떨어졌을 때 소통 문제가 제일 고민거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자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 수 있다면 분리 독립시키는 것이 좋은 점도 많다”면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독립될 경우 기관 이기주의 등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장에서 35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한 뒤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감원의 최고 임무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