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성장의 고속도로로 이끌며 일약 스타 CEO로 떠오른 박홍석 대표가 갑작스런 회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안타까운 뉴스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모뉴엘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업계 일각에서 박홍석 대표의 경영스타일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박홍석 대표가 한정된 대금결제 방식으로 운영하다보니 외부 변수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뉴엘이 법정관리 이유는 수출채권을 제때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모뉴엘의 감사보고서에는 기업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비교적 큰 구조가 여실히 나타나 있다.
2013사업연도 감사보고서상 재무상태표 부채비율은 147%로 조금은 높은 편이였지만 유동비율이 166%로 단기 자금흐름상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뉴엘이 비교적 높은 유동비율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이유를 한정된 매출처와 대금결제 방식이 이번 사태를 불러온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모뉴엘은 지난해 1조586억원어치의 매출채권을 금융기관에 양도하고 현금을 수령했다. 팩토링 금융 방식이다. 지난해 회사 연 매출이 1조140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매출의 전부를 현금거래 방식이 아닌 매출채권으로 결제하고 이를 금융권에게 수수료를 주고 현금으로 바꾼 셈이다. 지난 2012년에는 연매출 8251억원의 91%에 이르는 매출채권을 팩토링 금융 방식으로 현금화했다.
팩토링 방식은 매출채권 등을 일정 수수료를 주고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저리에 대출을 받아 현금 유동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소지도 크다. 팩토링 방식은 제품 매입처가 해당 매입채무를 제때 결제하지 못할 경우 리스크가 판매업체에 바로 전이된다는 점이다.
또 팩토링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한 모뉴엘 같은 대금결제 방식을 가진 회사에는 비교적 적은 금액의 매출채권 문제에도 바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도 매입처의 클레임으로 금융권으로 넘어간 매출채권이 제때 결제되지 않아 연쇄적으로 다른 금융기관과의 거래에도 문제가 전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무리하게 팩토링 방식을 고수하다보니 영업외적인 비용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모뉴엘이 팩토링 방식으로 산정한 매출채권처분손실은 2012년 105억원, 2013년 132억원에 이른다.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집중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도 고속성장을 한 모뉴엘의 문제로 꼽히고 있다. 감사보고서상 나타난 모뉴엘의 매출처는 사실상 4곳에 불과하다. A사 등 모뉴엘의 주요 거래처인 4곳을 상대로 올린 매출은 1조167억원으로 연매출 1조1409억원의 90%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박홍석 대표가 현금 결제 등 대금 결제 다변화와 매출처의 다각화를 통해 재무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뒤늦게 나오고 있다.